올림픽 개막식 연출 장이머우 "영화보다 100배 더 어려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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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식 연출 장이머우 “영화보다 100배 더 어려웠어요”

2008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총연출을 맡은 영화감독 장이머우(張藝謀)가 “영화 연출에 비하면 100배 정도 어려웠다”고 말했다고 조선닷컴이 9일 보도했다.

장이머우는 이날 오후 베이징 국제미디어센터(BIM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역대 어느 올림픽 개막식에서도 보지 못한 것을 해냈다”고 총평했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중국의 문화와 역사, 전통에 첨단 테크놀로지를 결합했는데 시너지 효과를 낸 것 같다”며 “만족스럽고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식의 종이 두루마리 연출에 대해 “출연진에겐 그곳이 무대였다. 산과 강, 해와 달이 있는 흑백(黑白)의 동양화가 됐다가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컬러풀한 캔버스로도 썼다. 나중엔 선수단이 밟고 입장했고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축사와 선수 선서도 그 위에서 이뤄졌다. 올림픽 슬로건인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그 위에서 보여줬다”고 말했다.

장이머우는 개막식 당일 날씨에 대해 하늘이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날씨 걱정을) 마지막까지 했다. 비구름이 비껴가 개막식에서 준비한 것을 다 보여줄 수 있어 다행이었다. 베이징 북서쪽에 비구름이 있었고 개막식 중 5㎜ 정도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는데 하늘이 도왔다“고 소개했다.

리닝의 성화 점화와 관련해서는 “미리 점화 방식에 대한 정보가 새나가서 유감이다. 하지만 계획을 변경할 수는 없었다”며 “리닝의 성화 점화는 완벽했다”고 말했다.

장이머우는 개막식 연출을 영화와 비교하면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책임감과 압박이 컸다. 상상 이상이었다. 넘기 힘든 장애물도 많았다. 영화 연출에 비하면 100배 정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영화는 개인적인 작업이다. 그 성패는 오로지 감독에게만 중요하다. 그러나 올림픽 개막식 연출은 다르다. 그것이 이 축제가 성공적으로 출발하느냐 아니냐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몇몇 출연자들이 연습 과정에서 다쳤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내가 더 철저히 준비했다면 피할 수 있는 부상이었다”고 말했다고 조선닷컴은 보도했다.

중국이 두번째 올림픽을 개최한다면 다시 개막식 예술감독을 맡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웃으며)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기적’일 것이다. 아테네나 런던이 다시 올림픽을 개최하는 데 얼마나 걸린 줄 아는가. 하고 싶어도 내 평생에는 다시 못할 일이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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