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사이클링 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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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야구만큼 의외성 많고 기상천외한 기록들이 쏟아져 나오는 스포츠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가령 한 선수가 한 게임에서 칠 수 있는 홈런은 몇개나 될까.보통 3개 정도가 한계라고 생각하는 팬들이 대부분이겠지만 무려 8개나 친 선수가 있다 .1902년미국 텍사스리그의 코르시카나와 텍사르카나의 경기에서 코르시카나팀의 18세 신인 포수였던 클라크라는 선수가 세운 대기록이다.
한 경기에서 8번이나 타석에 들어서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8타석 8홈런이라니 이 기록은 영원 히 깨지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61년 8월11일 퍼시픽 코스트 리그의 밴쿠버 마운티스와솔트레이크 비스의 경기에서 밴쿠버가 8회 공격때 얻은 9개의 도루(盜壘)도 좀처럼 깨지 못할 1이닝 최다 도루기록이다.만루(滿壘)상황에서 모든 주자가 도루에 성공하는 「트리 플 스틸」만 한 이닝에 두개나 나왔으니 투.포수를 비롯한 상대팀 선수들은 혼비백산했음 직하다.
이런 진기록들이 뜻밖의 경기결과를 낳고 야구를 더욱 재미있게한다.진기록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다는 팬들도 많다.한 게임에서 단타.2루타.3루타.홈런등 모든 안타를 골고루 치는 「사이클링 히트」도 타자라면 누구나 그 주인공이 되기를 갈망하는어려운 기록이다.「히트 포 더 사이클」이라고도 하고,전지전능의안타라는 뜻으로 「올마이티 히트」라고도 하는 사이클링 히트는 미국이나 일본등 프로야구의 본바닥에서도 1년에 한 개가 나올까말까 할만큼 어렵다.
2루타.3루타.홈런을 친 타자가 다음 타석때 2루타나 3루타를 치고도 의도적으로 1루에 머무르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 사이클링 히트의 묘미 가운데 하나다.우리 프로야구에선 원년인 82년 삼성 라이온즈의 오대석이 처음 기록한 이래 1 4일 롯데 자이언츠의 김응국이 일곱번째 주인공이 됐다.2년에 한 개가 채안되는 셈이다.
야구가 기록을 위주로 하는 대표적 스포츠며,그 기록들이 하나씩 깨져가는데 묘미가 있다면 야구를 직업으로 삼는 선수들은 더많은 기록들을 깨기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한다.그것이 우리 프로야구 발전에 밑거름이 되고,더 많은 선동옰과 박 찬호를 배출케해 우리 프로야구를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는 기틀을 마련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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