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원들 무임승차 특권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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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시거든 떫지나 말지.」 일본 중.참의원 의원들의 철도.항공무료이용 특권이 대폭 확대된 것을 비아냥거리는 말이다.지난달까지 일 의원들은 「국회 여비규정」에 따라 월 네차례의 국내 항공기 왕복 탑승권 또는 일본철도(JR) 이용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무 임승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 의원들은 최근 이달부터 항공기든 JR이든 마음대로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슬그머니 바꿨다.
의원들은 JR 특실이나 침대차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물론 항공기도 국내 노선에 한해 세번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여비와 관련된 예산은 10억5천만엔(약 79억원)으로 잡혀 있었으나 이번 규정 변경으로 인해 3천만엔(약 2억3천만원)이더 들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정치평론가 미야케 히사유키(三宅久之)는 『의원들이지금처럼 일은 안하고 제 몫만 늘린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일 의원들의 교통편 무료이용 특권은 1898년부터 시작됐다.당시 메이지(明治)일왕은 일본군의 특별훈련을 관람하도록귀족원.중의원 의원들을 부르면서 여비 대신 무료승차권을 지급했다. 한국의 경우에도 의원들은 국유 철도와 선박.항공기를 무료이용할 수 있게 한 「특권 규정」(국회법 31조)이 있다.이같은 「특권 논란」은 정치 불신이 일본 못지않은 한국에서도 언제일어날지 모를 일이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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