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금호현악4중주단 일본 기타닛폰신문홀 연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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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9일 일본 도야마(富山)현 기타닛폰(北日本)신문홀에서 금호현악4중주단의 공연이 열렸다.
3백석 규모의 아담한 공간이라 실내악을 만끽하기에는 적격이었으나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섬세한 음향조건은 연주자들에게 다소 부담스러웠다.
2시간30여분 소요된 프로그램은 한결같이 의욕에 넘치는 대작(大作)으로 구성됐다.
창단공연부터 단골메뉴였던 하이든의 『황제』는 연주하면 할수록어려운 곡.
제1,2바이올린과 비올라.첼로의 균형이 다소 흔들렸지만 특히2악장에서의 다양한 표정연출로 실내악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윤이상(尹伊桑)의 마지막 작품 『현악4중주 제6번』(95년)은 추모 1주기에 맞는 선곡.
무대의 긴장감이 객석에 잘 전달되지 않아 아쉬웠지만 테크닉에치우치지 않고 달관의 경지에서 느낄 수 있는 정(靜)과 동(動)의 조화를 따뜻한 연주로 들려주었다.
드보르자크의 『피아노5중주』는 피아노협주곡에 맞먹는 방대한 악상의 작품.
첼로.비올라.바이올린으로 진행되는 독주부분에서 주제선율을 유려하게 살려냈고, 피아니스트 문익주씨는 명쾌한 음색과 지칠줄 모르는 추진력으로 눈부신 활약을 선보였다.
올해로 창단 6주년을 맞는 금호현악4중주단은 멤버들의 면면으로 보나 다양한 레퍼토리 구사로 보나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수준의 앙상블.
그러나 「함께 음악만들기」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리듬과 음색 면에서 완벽한 호흡일치를 위해 더 큰 정진을 기대하고 싶다.
금호현악4중주단은 같은 프로그램으로 지난 12일 부산공연을 가진데 이어 광주(15일).서울(29일)에서 순회공연을 갖는다.
도야마=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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