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개편 빠른 행보-은행 지급준비율 이달말 인하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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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금리 안정과 금융기관의 자율성 확보,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금융제도개편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와 관련,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간 이견으로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던 지급준비율 인하가 빠르면 이달말 단행돼 은행예금에대한 지준율이 현재(평균 9.5%)보다 1.5~2%포인트 낮아진다. 정부는 또 신탁제도가 실적대로 수익을 돌려준다는 당초 취지대로 운용되도록 은행이 고객에게 「만기 때 최소한 원금은 찾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원본보전 계약)」고 보장하는 내용의 약관 조항을 없애기로 했다.
신탁상품의 최소 만기를 현행 1년에서 1년6개월~2년으로 연장하면서,신탁에 가입했다 만기 전에 해약하는 고객에게 물리는 중도해약 수수료는 가입기간에 따라 현행 1~1.5%에서 2%로높일 방침이다.
재경원과 한은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지시에 맞춰 금융제도개편 일정을 앞당기기로 하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개선안을 마련,금융통화운영위원회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시행키로 했다.
지급준비금이란 은행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 가운데 일부를 한국은행에 무이자로 맡겨놓는 돈으로 지준율이 1% 낮아지면 은행이 대출 등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1조3천억원 정도 늘어나 금리 안정에 도움이 된다.
한 관계자는 『최근 여.수신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데다 시중 통화 수위도 예상보다 낮아 지준율을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됐다고 판단,이같이 결정했다』며 『은행에 준비할 시간을 주기위해 늦어도 내주까지 발표,이달말부터 시행키로 일정을 잡고있다』고 밝혔다.한편 정부는 국민연금신탁.노후생활연금신탁 등 일부장기 상품을 제외한 신탁에 대해 「원금 보전」 보장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은행 신탁에 돈을 맡긴 고객들은 운용 실적에 따라 최악의 경우 원금 일부를 까먹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중도 해지도 지금보다 빡빡해지고 중도해지에 대한 불이익도커져 은행신탁상품의 인기가 지금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김왕기.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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