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방] 턱관절 장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음식을 먹을 때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턱에서 소리가 나면서 심하게 아프다는 30대 여성이 찾아왔다. 8년 전부터 이런 증상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2년 전부터 턱이 비틀어지고 통증이 심해 견딜 수 없다고 했다. 더욱이 턱에 이상이 생긴 뒤부터 불면과 두통.신경과민.견비통.소화불량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 주위에선 노이로제나 신경과민이 아니냐는 핀잔도 받는다고 했다.

턱관절장애는 평소 음식을 한쪽으로 씹고, 오징어 같은 딱딱한 음식을 즐겨먹거나 턱을 고이는 버릇이 있는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턱관절 사이에 있는 인대가 퇴행이 돼 디스크가 빠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좀더 벌리려고 하면 '딱' 소리가 나며 턱이 비뚤어지면서 닫힌다.

필자는 추나학회 학술활동을 하면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 왔다. 왜냐하면 5~6년 전만 하더라도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학회의 꾸준한 연구로 턱관절 장애를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됐다. 작년에는 미국 학회에서도 소개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렇다면 누구든지 한번쯤 턱관절 이상이 있는지 스스로 테스트해 보자.

먼저 새끼손가락을 양쪽 귀에 넣고 입을 크게 벌렸다 닫혔다를 반복해 본다. 이때 덜거덕 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귀 옆 턱관절 사이에서 통증이 있으면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또 입을 벌린 뒤 세 손가락을 세워 입에 넣었을 때 들어가면 정상이고, 그렇지 않으면 비정상이다.

이럴 때는 아래턱을 주걱턱같이 앞으로 내민 뒤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하면 소리가 안 난다. 평소 이런 방법으로 반복 연습하면 장애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방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다. 좁아진 턱관절을 벌려주는 추나치료와 더불어 위축된 인대에 침을 꽂은 뒤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하는 동작침법을 시행한다. 동작침법은 뭉쳐있는 근육을 이완시켜 턱을 바른 위치로 돌리는 데 효과적이다. 이렇게 하면 몇 년 간 턱관절장애로 고생을 한 사람도 불과 수개월 만에 턱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음식도 마음대로 씹을 수 있고 통증도 사라진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www.jase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