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받은 니컬러스 케이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할리우드의 괴짜」 니컬러스 케이지(32)가 가장 할리우드적인 영화상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다.26일 시상식에서 그는 『세상에,3백50만달러(약 28억원)짜리 영화로 이 오스카 트로피를 다 타다니….다재다능한 마이크 피기스 감독과 공연한 엘리자베스 슈와 함께 기쁨을 나누겠다』고 감격해했다.케이지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그에게 있어 하나의 이정표일 뿐만 아니라아카데미상으로서도 새로운 추세를 대변하는 이벤트다.그의 수상작인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는 그동■ 아카데미상이 외면해온 저예산 독립영화고,그가 열연한 알콜중독자 역시 화려한 아카데미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어둡고 절망적인 배역이다.
케이지는 할리우드 메이저영화사의 주류영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낯선 배우일지 모르지만 개성적인 독립영화,특히 컬트영화계에서 그는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로 일찌감치 명성을 얻고 있다.
그는 주류쪽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타고 났지만(삼촌이 유명한 프랜시스 코폴라감독이다) 어릴 때부터 독립심이 강해 10대때부터 자신의 진짜 성을 감추고 케이지라는 예명을 썼다. 80년대는 그의 「튀는」 개성이 만발했던 시기.미국 영화계에서 가장 와일드하고 괴상한 젊은 배우로 이름을 날렸다.그는84년 베트남참전용사로 출연한 『버디』에서 상이용사의 아픔을 느끼기 위해 마취도 안하고 사랑니를 뽑았으며,89년 『흡혈귀의키스』에서는 실제로 바퀴벌레를 잡아먹었다.87년 셰어와 공연한『문스트럭』,코엔형제의 『애리조나 유괴사건』,90년 데이비드 린치감독의 『광란의 사랑』등에서의 「이상한」 배역을 맡아 컬트영화계에서만 알아주는 배우로 굳혀지 는 듯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케이지는 주류쪽에서도 스타덤을 노리는 듯 「점잖은」배역을 꽤 했다.『퍼스트레이디 특수경호대』『함정』『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등이다.
맡은 배역에 몰입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의 알콜중독자역을 위해 촬영기간내내 보드카를 마셔댔다고 한다.여배우 패트리셔 아켓이 부인.새 작품으로 『바위(The Rock)』를 완성했다.
이남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