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몸냄새서 이성사랑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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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사람에게 『몸에서 냄새가 난다』라는 말은 불결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문명의 발달과 함께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서 발산되는 냄새를 제거하고 꽃향기등을 연상시키는 각종 향수를 몸에 발라 인위적인 냄새로 이성의 관심을 유도해 왔다.한 걸음 더 나아가옷이나 침실등에도 향수를 뿌려 사랑을 유혹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물세계에서의 냄새,즉 페로몬은 이성을 유혹하는 「사랑의 향기」다.과연 타고난 인간의 몸냄새는 사랑의 방해물일까.
이같은 의문에 대한 해답으로 사이콜러지 투데이지 최근호는 인간도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체취(體臭)가 이성으로 하여금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한다는 논문을 실어 눈길을 끈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사랑의 무드를 고조시키는 「마법의 향내」가 만들어지는 곳은 인간의 면역체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스위스 베른대학 웨드킨트 교수팀은 서로 다른 학교 출신 남녀 대학생 1백명을 대상으로 체취를 맡게 하는 검사를 실시했다.남학생들에게 아무런 냄새도 나지않는 면 티셔츠를 이틀간 입히고 자극적인 음식.향 수.술.담배.성생활등을 금지시킨 후 입었던 셔츠를 밀봉된 플라스틱 상자에넣게 했다.이후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는(註:피임약은 자연스러운선호도를 뒤바뀌게 할 수 있다)배란기 여학생(註:배란기에 후각이 가장 예민해짐)들로 하여금 남학 생들의 옷냄새를 맡게 했다.그 결과 여학생들은 자신과 면역체계가 다른 남학생의 체취를 「유쾌하다」거나 「섹시하다」고 느꼈다는 것.단 섹시하다거나 유쾌하다고 느낀 체취일지라도 냄새의 정도는 강한 것보다 은은한 경우를 선호했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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