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한국당 김윤환 대표 '보수新黨' 발언 黨內 파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신한국당 김윤환(金潤煥)대표의 「보수신당」주장은 당내에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노선 스펙트럼으로 볼때 매우 폭이넓은 신한국당으로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당사자인 金대표는18일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일단 발 을 뺐다.
『일본기자가 자꾸 묻길래 과반수 의석이 안되면 어떤 형태로든정계개편이 있지 않겠느냐는 상식적인 말을 했고 신당이란 표현은쓰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총선승리가 가장 중요한 것이며 이 목적을 위해 총력을기울여야 한다』고도 말했다.그러면서도 金대표는 카메라촬영은 사절했다. 발언을 공개적으로 철회할 뜻은 없기 때문인 것 같았다.그의 측근들은 『대표는 보도내용을 읽은 뒤 별 불만을 보이지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보수」주장만 분명히 했으면 그것으로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金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본신문과의 인터뷰가 사실은 「속마음」을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내 민주계측은 金대표의 발언에 대해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다.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최선을 다해 싸우는데 총선참패를 전제로 한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金대표와 어제 접촉할 기회가 있었는데 진의가 잘못전달된 것 같더라』며 덮으려는 태도를 보였다.
김철(金哲)선대위 대변인도 『우리당이 노력하면 과반수 확보가가능하다는 것이 전체 견해』라며 『金대표의 발언은 가정법에 기초한 개인적 예상』이라고 당의 입장을 밝혔다.
신한국당 차원의 이같은 입장정리는 야3당이 일제히 『신한국당의 노선혼선을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고 공격을 시작한 것과도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개혁대연합을 제창했던 박찬종(朴燦鍾)수도권 선대위원장은 당초의 주장을 계속했다.
朴위원장은 이날도 경기지역 필승결의대회에서 『새로운 개혁세력들이 신한국당을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朴위원장은 이미 사석에서 『나는 공천작업이 끝난뒤 입당했지만 일부 공천은 잘못된 것같다』고 말해 보수세력들에 대한 태도를 명백히 한 상태다.
「개혁적 이미지」가 트레이드 마크처럼 돼 있는 그로서는 이같은 주장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당내 아무런 지지기반이 없는 영입인사인 그로서는 「개혁」을 앞세워 신진세력을 중심으로 세(勢)를 규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회창(李會昌)선대위의장은 양측의 주장을 봉합하려고 했다.
그는 『우리당은 보수기조하에서 개혁을 하고 있어 (金대표의)보수주장과 (朴위원장의)개혁주장이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서로 갈등하는 것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선거전에 당내 갈등이 부각돼봐야 백해무익하다고 보는 것 같다.
또한 그의 이같은 입장은 보수(안정)와 개혁간의 변증법적 통일이 자신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점이라는 인식에 바탕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李의장으로서는 어차피 金대표의 「보수연합」이나 朴위원장의 「개혁」주장중 어느 한쪽에 선뜻 동조할 처지가 아니다.
당내에서 별다른 후속 논쟁이 벌어지지 않아 金대표의 발언이 더 큰 파장을 부를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총선후에,빠르면 선거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또다시 비슷한 문제제기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현재상황은 잠복기로 봐야 정확할 것같다.
김종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