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보다 한술 더 뜬 김정일 우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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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올 하반기 김정일(金正日)의 공식 권력승계가 예상되는 가운데북한은 과거 김일성(金日成)을 뺨칠 정도의「김정일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이같은 우상화 선풍은 김정일의 공식 등극 전초작업이자 김일성 유훈통치의 한계극복을 위한 것 으로 갖가지 기상천외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김정일 우상화는 우선 권위.상징 조작에서 시작된다.북한당국과언론은『김정일과 같은 인물은 전세(前世)에도 없었고 후세에도 다시 없을 위인중의 위인이며 현세의 하느님』이라며 김정일을「하느님」과 동격으로 표현하는등 과거 김일성에 대한 호칭과 미사여구 수준을 능가한다.또『김정일은 신통술을 부려 천지조화를 일으키고 축시법(縮時法)을 써 과거와 미래를 오갈수 있다』는 황당무계한 전설을 만들어 유포하고 있다.
이와함께『평양시 순안구역 천동리 상공에 김정일 54회 생일을맞아 칠색영롱한 원형 무지개 주위로 3개의 반형 무지개가 떠올라 김정일의 두리에 뭉쳐있는 모습을 보였다』(중앙방송)고 선전한다.북한당국은『원형 무지개는 김정일을,3개의 반형 무지개는 당.군.민을 의미한다』는 설명까지 곁들이고 있다.
또 김정일의 생일(2월16일)과 같은 2월생 자녀의 부모들은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출생일시를 아예 3월로 바꾸는가 하면 일부러「2월 출산」을 피한다.「정일」이란 이름을 일절 못쓰는 것은 물론이다.2~4월 석달 동안에는 결혼식도 전 면 금지되고 있는데 이는 북한당국이 『수령님과 지도자 동지의 탄신일이 들어있는 경사스런 기간에 어떻게 인민들이 사사로운 경축행사를 가질수 있느냐』며 금지했기 때문이라는 것.
북한 해외공관은 최근 김정일의 건강을 위해 상어 지느러미 80㎏과 5㎏짜리 산 바다거북 30마리를 조달했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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