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지도부 3명 체포영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경찰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4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파업을 주도하고 이랜드 파업을 지시한 혐의로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 진영옥 수석부위원장, 이용식 사무총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 위원장 등 3명에 대해 전담반을 편성해 검거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이 위원장 등에 대해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위원장 등은 지난 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7·2 총파업을 조합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민주노총 총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이 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 3명과 금속노조 지도부 34명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한 바 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 위원장 등은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 등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지난달 미국산 쇠고기 운송저지를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닷새 동안 경기도 용인시의 냉동창고를 포함해 경기 지역 12개 냉동창고에서 미국산 쇠고기 운송 저지 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또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참가해 5월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미신고 집회를 주도하고 민주노총 조합원 등 집회 참가자들을 선동해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하반기 서울 홈에버 상암점, 뉴코아 강남점 등 이랜드가 운영하는 매장에서 벌어진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매장 점거 농성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영장이 발부되자 경찰은 오후 3시쯤 사복체포조 30여 명과 전·의경 2개 중대를 민주노총 사무실이 있는 영등포 2가 대영빌딩으로 보냈다. 조합원들이 경찰의 진입을 막는 가운데 이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9층 사무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오후 7시10분쯤 대영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13년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체포영장 발부는 공권력을 남용한 정치탄압이고 표적 공안탄압”이라며 정부를 비난했다.  

강기헌·이진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