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계도 역사청산-지구댄스,5.6共 소재'잿빛비망록'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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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한 법정에 서는 모습을 보아야 하는 우리의 어두운 정치 상황을 다룬 이색적인 춤판이 벌어진다.
한성대 박인숙 교수가 이끄는 현대무용단「지구 댄스 시어터」가15~16일 이틀동안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잿빛비망록』이 바로 그것.
지난 89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5공 청문회를 소재로초연했던 작품을 최근 5,6공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법의 심판을받게 된 것을 계기로 다시 관객들 앞에 선보인다.
춤의 전개는 청문회 현장부터 시작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80년 언론통폐합과 삼청교육대.광주문제등 네가지 상황으로 나뉘어펼쳐진다.
형식은 이전 공연때와 비슷하지만 내용은 당시에 못다한 이야기를 일부 수정,보완해 좀더 현재의 상황과 가깝도록 만들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외에도 역시 박교수가 안무를 맡은 『이삭 줍는 사람』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잿빛 비망록』이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다면 2부에서 펼쳐질 이 작품은 서정적 분위기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람들간의 정과 사랑이 퇴색하고 있는 오늘날 이삭줍는 사람들의소박한 사랑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용인대 연극과 이태섭 교수가 무대미술을 맡고 의상디자이너 선미수씨가 무대의상을 맡아 한층 화려한 무대를 꾸미게 된다.
15일은 오후 7시30분,16일은 오후 4시.7시30분 두차례 공연이 있다.(02)272-2153.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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