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컴퓨터업계 초심자교육 골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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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해 윈도95 일본판 발매 등을 계기로 개인용컴퓨터(PC)구매붐이 인 일본에서는 이들의 사용문의가 폭주,생산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지난 한해 일본내 PC 판매량은 무려 5백71만대.그러나 판매확장에만 힘을 모았지 판매제품에 대한 사후서비스는 부차적 관심이었던게 사실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보도에 따르면 저가PC 전략으로 지난해 좋은 영업실적을 올린 후지쓰는 지난해 10월부터 본사의 무료 상담직원을 40명에서 1백명으로 늘렸지만 문의수요를 대기에 태부족이다.
오는 6월까지 2백40명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사정이 크게 나아질지 의문이다.상담원 1백50명을 두고 있는 NEC도 주말이면 하루종일 다이얼을 돌려야 통화가 한번 될까말까하다는 고객들의 원성을 듣는다.
문의전화 폭주의 큰 원인중 하나는 근래 초심자가 대거 구입에나선 때문이다.심지어 『전원을 켜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내용도 부지기수』라고 상담원들은 전했다.
치열한 가격경쟁과 박한 마진으로 사후서비스 여력이 부족한 일선 점포들이 고객전화를 무조건 메이커로 돌려버리는 습성도 본사상담창구를 더욱 바쁘게 한다.
일본IBM 관계자는 『이윤이 너무 박해 무료상담원을 늘리는 일은 이제 한계점에 왔다』고 털어놓았다.
NEC는 94년부터 수백쪽에 달하는 사용설명서를 읽지 않고도기본기능을 쉽게 익힐 수 있는 CD롬을 초심자용 기종에 첨부하고 있다.이런 방법이 타업체에도 확산되고 있다.PC기능을 통신등 몇가지에 한정해 조작을 간편하게 하려는 시도 도 활발하다.
후지쓰는 올가을 이른바 「5백달러 PC」를 선보일 예정이다.
『고기능.저가격 경쟁에만 몰두해 초심자들을 무시하다간 상당수 고객이 PC에서 이탈해 버릴 것』이라는 지적에 귀 기울이기 시작한 증거다.
최근엔 이러한 사후서비스 공백을 겨냥해 PC사용과 관련된 전화상담.출장지도에서 초보자교실 운영에 이르기까지 『PC의 모든것을 해결해 주겠다』는 회원제 용역회사들도 많이 생겨났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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