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중앙차선 주변점포 찬바람-분식점.제과점들 매출 절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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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서울시가 지난 1월20일부터 천호대로 신답로터리~구의4거리 구간에 중앙버스전용차선제를 실시함에 따라 이 구간의 종전 13개 버스정류장 주변 점포들이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지역상권의 구심점 구실을 하던 가로변 버스정류장들이 모두 철거되자유동인구가 뚝 떨어져 매상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구간을 통과하는 지하철 5호선 왕십리~상일 구간이 중앙버스차선제 실시와 거의 같은 시기에 개통되면서 지상유동인구의 상당부분이 지하로 흡수돼 2중의 타격을 받고 있다.
대공원후문 정류장 바로 앞에서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홍경씨는 『중앙차선제가 실시되기 전만 하더라도 하루 매상이 10만원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5만원 올리기도 힘들다』며 『종업원을 2명이나 줄였지만 임대료 내기도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군자교4거리 정류장에서 가로판매대를 14년째 하고 있는 박한수씨도 『하루 매상이 30만원에서 10만원이하로 뚝 떨어졌다』고 실토하고 있다.
이 구간의 종전 버스정류장 주변 가로판매대.식당.간이슈퍼.서점.제과점 등 대부분의 업소가 이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1층에 자리잡은 점포는 그나마 현상유지는 하고 있으나 정류장 인접건물 2층에 세든 식당등은 가로변 정류장이 폐쇄된 후 폐업위기에까지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관할 성동.광진구청에는 가로판매대 위치를 중앙차선정류장으로 연결되는 횡단보도 바로 옆으로 옮겨 달라는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중앙차선 정류장으로 연결되는 횡단보도가 종전 버스정류장에서 약 50 떨어진 곳에 설치됨에 따 라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몸부림이다.
키라컨설팅 김원균선임연구원은 『버스정류장이 옮겨지면 ▶우선 유동인구 자체가 급격히 감소하고 ▶대로변이라 하더라도 통과인구밖에 없어 구매력이 크게 떨어진다』며 평균 30% 정도의 매출액 상실을 초래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소협컨설팅 박성희차장은 『정류장 상권의 매력은 점포 인지도가높아지고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구매동기를 유발하는 효과가 크다는 점에 있다』며 『정류장이 도로 중앙으로 옮겨지면 횡단보도를중심으로 통행량이 이동하지만 횡단보도는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이짧아 구매동기 유발효과가 약하다』고 말했다.
이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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