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삼각지일대 新화랑가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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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서울용산의 삼각지 일대가 서양화중심의 화랑가로 탈바꿈해 갈수록 폭과 길이가 늘어나는 추세다.삼각지 화랑가는 한강로변 전쟁기념관에서 용산전화국까지 1㎞구간으로 현재 80여개 화랑이 문을 열고 있다.
화랑 크기는 5평 정도가 대종을 이루지만 상업은행에서 주택은행 사이등 골목골목에는 버스 토큰 판매부스만한 초미니형(型)도빽빽이 들어서 있다.최근에는 30~40평 짜리 근사한 화랑들도등장하고 있다.경제적 입지가 약한 무명화가들이 모인 곳인만큼 임대점포가 태반인데 5평짜리 기준 보증금 2천5백만원에 월 50만원이면 요지에 속한다.
이 거리는 60년대 미군들을 상대로 초상화를 그려주던 화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 모태였는데 수출그림 주문이 중국등 저소득 국가들로 옮겨가고 미군부대도 축소,90년대초에는 위기를 맞게 됐다.
그러다 신도시 아파트를 중심으로 중.저가 서양화 소비계층이 확대되면서 구석방에서 초상화.이미테이션화를 주문받아 그리던 화가들이 화랑을 차리기 시작해 불과 5년여 사이에 인사동.압구정동에 이어 새로운 화랑가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림 가격은 호당 5천~2만원선(비포장)으로 지방.신도시 화랑가로 도매되는 것이 대부분.중산층 애호가들에게 잘 나가는 30호정도라면 이 곳에서 30만~50만원선에 장만할 수 있다.가마화랑의 유익상(50)씨는 『인사동.압구정동에서 호당 5만~6만원에 팔리는 것들도 대부분 이곳에서 그린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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