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백여개 인터네트 주소 미국통신망에 등록시킨 황의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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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인터네트에 봉이 김선달이 나타났다.잡아두고 있으면 머지않아 돈이 될 만한 기업명.지명.상품명등 6백여개 인터네트 주소(도메인 이름)를 미국 통신망에 자기 이름으로 등록시킨 이 인터네트판 봉이 김선달은 32세의 황의석(黃義石.서울 등촌동)씨.
수십가지 발명및 상표특허를 갖고 있다는 黃씨는 5개월전 인터네트를 처음 접하고 외국 유명회사의 월드와이드웹(WWW)사이트주소가 대부분 「http://www.회사명.com」으로 구성돼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黃씨는 또 국내에서 웹사이트를 개설할 경우 한국전산원이 무료로 등록시켜 주지만 회사명 뒤에 한국을 나타내는 「co.kr」가 붙고 국명 없이 단순히 회사(company)를 뜻하는 「com」으로만 끝내려면 미연방과학재단(NSF)이 ⁴ 인한 인터닉사에 1백달러를 주고 미 통신망에 등록시켜야 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웹사이트 주소가 「kr」로 끝나고스웨덴의 주소가 「se」로 끝난다는 사실을 알 수 없어요.어느나라,어느 기업이든 이름을 넣고 「com」을 치기만 하면 관련정보가 나와야 합니다.』 黃씨는 지난 1월부터 인터닉사에 접속,국내 대기업 이름을 등록하기 시작했다.이미 미 통신망에 「com」을 등록해놓은 삼성.현대.대우등을 제외하고 두산.롯데.해태.코오롱등 50여 기업의 영문명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었다.여기에 1 억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黃씨 탓에 최근 동부그룹은 그룹의 영문명 「dongbu」 대신 「dong-bu」로인터네트에 등록해야만 했다.
黃씨는 세계 5백여 유명도시 이름과 김치.태권도.가라테.유도등 인기를 끌만한 상품명들을 등록했다.그러나 유럽.미국 도시는이미 등록돼 있는 경우가 많았고 서울(seoul)이나 한국(korea).인삼(ginseng)등은 이미 외국인 의 소유로 넘어가 아쉬웠다고 말한다.
黃씨의 인터네트 주소 권리는 2년마다 50달러를 추가로 내기만 하면 돼 黃씨가 양도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한 거의 영구적인셈. 인터네트가 현재와 같은 주소등록시스템을 유지한다면 黃씨가커다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黃씨 생각은 다르다.
『상업적으로 이용할 생각도,외국인에게 팔 생각도 없습니다.외국 회사들은 이미 앞다퉈 등록시키고 있는데 국내 기업은 아직도여기에 눈뜨지 못한 것 같아 우리 기업들을 구하자고 시작했던 것입니다.』 黃씨는 그래서 인터닉사에 등록할 때 자 신의 회사명을 「세이브-코리아(Save-Korea)」라 했고 국내 기업들에는 자신이 투자한 비용만으로 권리를 양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黃씨는 창의성 있는 젊은이들이 국가의 미래를 논의하는 포럼을 만들어볼 작정이다.그 첫 작업으로 최근 한.일간 뜨거운현안으로 등장한 독도영유권 분쟁을 놓고 우리의 정당한 주장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자신이 이미 등록해놓은 주소 독 도(tokdo)와 다케시마(takeshima.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이름)에 홈페이지를 개설할 계획이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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