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과 정상서 만난 홍성지 7년 만에 첫 우승컵 따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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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입단 전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았던 홍성지 6단이 20일 프로생활 7년 만에 우승컵에 도전한다. 무대는 제4회 물가정보배 결승전. 그의 결승 상대는 다름아닌 이세돌 9단. 재능 넘치는 바둑을 구사하는 21세의 신예 홍성지가 역시 재능이라면 하늘이라도 찌를 것 같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어떤 승부를 펼칠지 주목된다.

홍성지 6단은 아직 정상의 실력자로 쳐주지는 않는다. 한국 랭킹은 14위. 올해 전적은 22승13패로 승률도 그저 그렇고(63%) 다승 순위는 25위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바둑계가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폭발적인 잠재력 때문이다. 홍성지는 신명이 나면 절대 강자들조차 일방적으로 휘몰아쳐 승리를 낚아내는 힘이 있다. 특히 이창호 9단에게 역대 전적에서 4승1패로 앞서 있어 ‘천적’ 소리마저 듣고 있다.

홍성지에게 첫 결승전에 나서는 소감을 물어보니 힘 없는 목소리의 “덤덤하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유는 “너무 늦었다는 것.” 예전에 자신보다 뒤처져 있던 많은 스타 기사들에 비해 우승컵이 너무 늦어 내세울 게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세돌 9단과는 1승4패로 한참 밀리고 있다. 그러나 이세돌 9단 얘기가 나오자 훨씬 힘 있는 목소리로 “열심히 버티겠다”고 말한다. 다시 한 번 물어보니 “두려움은 전혀 없다.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는 대답이 나온다. 상대가 너무 강한 감이 있지만 홍성지가 이번 결승전의 기회를 제대로 살린다면 그의 바둑은 크게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재능 있는 홍성지에겐 생애 최초의 기회가 도래한 셈이다.

이세돌 9단은 올해 세계대회에선 세 번 잇따라 우승하며 5억원의 상금을 벌었지만 국내대회선 아직 우승컵이 없다. 이번 대회의 우승상금은 2500만원. 결승전은 3번기이고 26일 2국, 1대 1이 되면 27일 최종국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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