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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농촌체험 휴가’ 벤치마킹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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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고유가와 환율 상승의 부담 속에서도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전년 동기 대비 1.5%가량 증가했다. 수출해 외화를 벌면 상호주의와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어느 정도는 써도 된다지만 요즘의 세태는 그 분수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 국내에 휴가지가 없는 것도 아닌데 무작정 해외로 나가야만이 진정한 휴가인 것처럼 생각하는 분위기가 문제다.

유럽의 휴가 풍속도는 다르다. 대개 여름방학과 여름휴가 기간을 이용한 교육 여행이 많은데, 이들 나라는 우리보다 한참 앞서 휴가문화나 농업 형태를 도·농 상생운동 쪽으로 조직적이고 폭넓게 전환했다.

산촌 유학 프로그램이나 그랜드 투어(Grand Tour)를 가능케 한 체계적인 체험학습장 등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독일·일본·러시아 등은 일찍부터 소규모 농업생산 공간을 조성해 일상생활에서 농촌을 가까이 하는 것을 중시해 왔다. 독일 클라인가르텐 400만 개소, 일본 시민농장 15만3000개소, 러시아 다차 3200만 개소가 그것이다.

농어촌 경제가 무척 어렵다. 이럴 때 국민이 애정을 갖고 꾸준히 농어촌을 찾아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와 관계기관도 농산어촌관광 육성사업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고 있다. 이번 여름에는 농어촌 삶의 현장으로 휴가를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 교육에도 좋고, 어려운 농어촌 경제를 도울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성군 건국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