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공화당 보수.중도보수 분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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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전에서 패트 뷰캐넌이 잇따라 돌풍을 일으키면서 공화당이 심각할 정도로 극단적 보수주의와 중도적보수주의로 분열되고 있다.뷰캐넌의 뉴 햄프셔주 예비선거 승리는그의 보호무역주의등 극단적 경제애국주의가 보브 돌등의 공화당 주류인 전통보수를 눌렀다는 데서 공화당 지도부에게는 충격이었다. 이같은 극단적인,이른바 뷰캐니즘이 강세를 보이면서 우선 공화당의 최상층부를 형성하는 돌과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의 우려가 눈길을 끈다.뉴 햄프셔 대결에서 뷰캐넌에게 패배한 돌은 이번 예비선거가 앞으로 공화당내 「주류대 극단주의의 대결」로 나아갈 것이라고 경고한데 이어 깅그리치는『뷰캐넌이 공화당후보로 지명되면 올해 하원선거에서 공화당이 어렵사리 뺏은 다수당지위를상실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깅그리치 역시 극우보수로 꼽히는 공화당지도부의 한 사람이지만그는 최근 뷰캐넌의 상승세를 보고 위기를 느끼고 있다.
공화당에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뉴욕시장은 뷰캐넌을 반유대인이자 인종주의자라고 비난하고 뷰캐넌이 후보지명을 받더라도 그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력한 공화당 대통령후보감으로 떠올랐던 콜린 파월 전미합참의장도 최근 들어 처음 가진 회견에서 뷰캐넌은 공화당을 분열시키는 후보라고 비판했다.이들의 뷰캐넌 지지거부는 만일의 경우 뷰캐넌이 지명받을 경우 공화당이 완전 분열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들 공화당내 주류들은 비록 뷰캐넌이 공화당후보로 결정되더라도 본능적으로 그를 지지하지 않을 계층이다.따라서 공화당 중도및 전통보수파들은 돌의 선전을 기대하면서 만일 돌이 계속 하향곡선을 그을 경우 대안으로 라마 알렉산더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워싱턴정치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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