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른 아파트엔 문제 없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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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안암동 대광아파트 가스폭발사고는 주민이 살고 있는 서민아파트가 한밤중 대책없이 폭발,불탔다는 점에서 충격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폭발 규모나 발생시간에 비춰 인명피해가 적다는 것은 물론 불행중 다행이다.그렇지만 명절 맞을 준비에 들떠있다 불행을 당한 주민들에게는 바로 청천벽력(靑天霹靂)이 아닐수 없을 것이다.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가스관이 낡아 가스가 누출됐거나(경찰 추정),누구인가 고의로 밸브를 조작해 가스를 누출시켰다(가스안전공사 주장)는 두갈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그렇지만 그 어느 쪽도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므로 하루빨리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가스관의 노후 때문이라면 비단 대광아파트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비슷한 환경의 다른 서민아파트가 많을텐데 언제 어느 아파트에서 느닷없이 가스가 터질지 모른다는 얘기가 아닌가.그렇다면 서민아파트 입주자 대부분이 바로 옆구리에 폭탄 을 끼고 살아가는 셈이다.
누가 가스폭발을 일으켰다면 더욱 큰 일이다.한밤중 아파트 가스폭발 기도(企圖)는 무고한 사람들의 대규모 살상(殺傷)을 노린 행위로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정신나간 짓이다.또 서민아파트나 연립주택의 가스관이 대부분 비슷하게 설치돼 있는데이처럼 쉽게 폭발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서울과 대구의 지하철공사장 폭발사고에 이어 전국에서 가스폭발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우리는 가스사고가 얼마나 무서운지 체험으로 알고 있다.또 삼풍백화점 붕괴등으로 안전사고라면 아직 전국민이 「자라 보고 놀란 가슴」상태가 아닌가.
대광아파트 가스폭발사고의 문제점은 다른 모든 서민아파트들도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한다.그러므로 더 이상의 참사(慘事)를 막기 위해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당국은 다른 아파트의 안전문제까지도 철저히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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