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회장 “모든 책임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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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민병훈) 심리로 열린 이건희 전 회장 등 삼성 임원 8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이 전 회장에게 징역 7년과 벌금 3500억원을 구형했다.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인주 전 사장에게는 징역 5년을, 현명관 전 비서실장과 유석렬 삼성카드 대표 등 나머지 5명에게는 징역 3년씩을 구형했다.

특검은 “삼성이 국내 최대의 대표 기업이고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제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불법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기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다는 설명에 일부 수긍할 수 있는 면이 있고 삼성의 최고경영진으로서 경제 발전에 기여해 온 점, 포탈한 세금을 납부한 점 등을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앞만 보고 해외 기업과 경쟁하는 데만 신경 쓰느라 주변 문제를 소홀히 했고 우리 사회와 대화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위야 어찌 됐건 회사 주식이 자식에게 넘어가는 것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한 것은 제 잘못이고, 차명 주식의 세금을 제대로 안 낸 것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이번에 전부 바로잡을 것이고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이어 “지금 나라 경제가 어려운데 20년간 정성과 혼을 바쳐 일해온 삼성 임직원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해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해외 저명인사들은 “이 전 회장이 세계 경제 및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점을 참작해 달라”며 재판부에 탄원서를 냈다. 이 전 회장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은 16일에 열린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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