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兩岸관계 긴장고조 3國움직임-중국속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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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오는 3월23일의 대만 총통 직선을 앞두고 중국의 무력위협이잇따르는 가운데 대만.미국은 대만해협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중국-대만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중국측은 육.해.공 3군 합동훈련을 10일부터 대만과 가까운 푸젠(福建)성 인근 해역에서개시할 예정이다.또 최정예 전략미사일부대인 제2포병부대에 신형미사일이 배치돼 대만내 분리독립론이 강해질 경우 언제든지 공격을 가할 태세다.중국 군지도부는 미군 개입에 대한 대책까지 마련하는 등 일전불사 태세다.
중국은 다음달 있을 대만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내에서 일고 있는 분리독립 기류가 이미 위험수위에 달했다고 판단해 그 추진세력들을 철저히 응징하겠다는 각오다.
중국이 상정하고 있는 응징책은 무차별적이다.우선 멀지않은 시기에 대만해협 인근에서 대대적 군사훈련을 실시,무력시위를 벌이는 것을 비롯해 당국간 공식접촉을 전면 중단하는 대신 민간차원의 공세를 통해 차기 정권의 입지를 뒤흔들어 놓겠 다는 생각이다.예컨대 육.해.공 3군이 참여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이 임박했음을 흘리는 동시에 대만을 전담할 난징(南京) 전구(戰區)창설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의 「대만통일 8개항 원칙」이 발표된지 1주년을 맞아 지난달 30일 리펑(李鵬)총리가 기념연설을한 뒤 당.정.군(黨.政.軍)의 모든 기관들이 좌담회를 열어 리덩후이(李登輝)대만총통의 독립기도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부처별 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특히 지난 몇년간 준(準)당국자회담 개최등 중국이 취한 적극적인 통일촉진책이 결과적으로 李총통의 입지만 강화해준 꼴이 됐다고 판단,앞으론 주동적으로 대화에 나서지 않음은 물론 이를 李총통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대만정권을 철저히 괴롭히겠다고 벼르고 있다.중국의 이같은 강경태도는 대만내독립기류가 한계를 넘어섰다고 보기 때문이다.중국지도부는 총통선거에 나선 국민당 李총통이나 민진당(民進黨)당수 펑밍민(彭明敏)등이 모두 점진 또는 급진의 차이 가 있을 뿐 본질적으로 독립을 꾀하긴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더욱이 최초의 민선 총통이란정통성을 확보하게 되면 미국등 외세를 업고 대만독립에 더욱 열을 올릴 게 뻔하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따라서 독립 운운했다간 어떤 결과가 초래된다는 사실을 피부에와닿게 보여준다는 것이다.때문에 이번 군사훈련은 무력시위 차원을 넘어 실질적 위협을 가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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