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급증 단기 조정 국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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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고객예탁금이 겨우 2조원대에 머무르는 등 시장에너지가 취약한상태인데도 최근 2~3일새 주식거래가 몰라보게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거래급증 현상은 일단 은행주등 유통물량이 많은 대중주와 고가주에 매기가 살아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또3월 결산을 앞둔 증권.보험 등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이익실현을위해 대규모 자전거래를 하고 있는 것도 한 요 인으로 작용한다. 시장관계자들은 그러나 『현재의 증시에너지를 감안할 때 최근의 거래량 및 거래대금 증가는 과열조짐이 있다』며 『이에 따라단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은행주 매기가 살아난 1일 하루 주식거래량은 4천만주가넘었고 거래대금은 7천8백억원을 기록했다.거래대금은 지난 1월29일 이후 지속적으로 5천억원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다 이날8천억원에 육박할 만큼 늘어난 것이다.
고객예탁금이 2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서 고객예탁금 대비 거래대금 회전율이 38%에 달하는 것은 단기간에 시장에너지가 너무 많이 소모됐음을 보여준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견해다.
따라서 소진된 에너지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지수조정이불가피할전망이다.2일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거래량이 전일보다 감소한 것도따지고 보면 거래 단기급증에 따른 증세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최근의 거래량 및 거래대금 급증요인을 꼼꼼히 따져 보면 조정기간은 그리 길지 않고 향후 장세를 더욱 탄탄히 다지는계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주식 거래량 가운데 상당부분이 증권.
보험.투신 등의 자전거래 물량이어서 시장에너지의 소진이 수치로나타난 것보다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또 거래대금의 급증도 전반적으로 거래가 활발해 일어난 게 아니라 기관투자가의 자전거래가 고가대형주에 집중된 결과라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2일 하룻동안 삼성전자(40만주),데이콤(31만주) 등 2백여만주의 자전물량이 있었고 이에 따라 1월27일 1만5천원대이던 평균 매매단가가 2일에는 1만9천원대로 높아졌다. 또 일반투자자의 자금이 증시로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고 외국인들이 주식투자한도 확대에 앞서 주식매수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도 시장에너지 보강에 이은 지수의 추가상승 가능성을 높여 주는대목이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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