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풀브라우징 폰’ 바람 탄 사나이 … “퀄컴서 받은 로열티만 10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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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풀브라우징’ 바람이 휴대전화 시장을 흔들고 있다. 휴대전화로 인터넷 홈페이지들을 그대로 볼 수 있는 기술이다. LG텔레콤·SK텔레콤·KTF 등 이통사들의 3세대 서비스로, 삼성전자·LG전자 등 단말기 회사들이 전용 단말기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벤처업계도 이와 연관된 사업은 재미를 보고 있다. 풀브라우징 폰에 꼭 들어가야 할 그래픽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한 네오엠텔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4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김윤수(42·사진) 대표를 만났다.

-퀄컴 등 해외 기업에서 로열티를 받는다고 들었다.

“문자 위주로 꾸며졌던 휴대폰 화면에 동영상 이미지 등을 구현할 수 있는 모바일 그래픽 SW(SIS)가 효자 노릇을 한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2000년 국내 이통 3사에서 그래픽 표준으로, 2001년 미국 디지털이동통신(CDMA) 표준으로 선정됐다. 그동안 퀄컴에서 받은 로열티 수익이 100억원을 넘는다.”

-국내외 이동통신 및 단말기 회사들이 쓴다는데.

“SIS는 현재 허치슨·차이나모바일·모토로라·산요 등 국내외 10여 글로벌 이동통신사는 물론 50여 글로벌 제조사에서 쓰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차이나모바일이 2004년부터 썼고, 올해 초엔 차이나텔레콤과 공급 계약을 했다.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풀브라우징 비주얼 그래픽 SW(VIS)는 LG텔레콤이 처음 적용한 데 이어 SK텔레콤·KTF도 채택할 예정이다.”

-휴대전화기 외에 다른 분야로도 활용이 가능한가.

“SIS가 옛 만화영화인 ‘아톰’(필름을 수없이 흘려 동영상 제작) 수준이라면, VIS는 최신 애니메이션인 ‘쿵푸 팬더’처럼 3차원 컴퓨터그래픽 SW다. 이 기술은 MP3플레이어·디지털카메라·내비게이션에도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로 쓸 수 있다. 에어컨·냉장고 등 액정화면(LCD)이 있는 생활가전으로까지 쓰임새를 넓힐 계획이다.”

-적대적인 인수합병(M&A)설이나 사업 다각화설이 돌고 있다.

“지분 19%의 대주주인 ‘한강구조조정기금’이 최근 다른 회사에 인수됐다. 대주주가 바뀌었을 뿐이다. 경영진이나 직원 등 우호세력 지분이 25%나 된다. 다양한 사업을 펼치려고 인터넷 사업도 준비 중이다. 다음달에 ‘샌드 위치’라는 모바일 사이트를 열 예정이다. 휴대전화용 블로그 스타일이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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