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만지""유주얼 서스펙트" 기대 이상의 흥행호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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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현란한 컴퓨터 특수효과와 치밀한 두뇌게임.
서로 다른 성향의 오락영화 두 편이 기대이상의 흥행호조를 보이고 있다.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어낸 가짜 동물들이 스크린을 누비는 『주만지』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범죄스릴러 『유주얼 서스펙트』가 영화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지난달 20일 개봉한 『주만지』는 열흘동안 서울에서만 18만명의 관객을 동원 했고,27일개봉한 『유주얼 서스펙트』는 첫 주말에 3만명(서울기준)을 기록하는 좋은 출발을 보였다.
두 작품은 원래 극장가 황금시즌인 설연휴 전까지만 상영될 예정이었으나 기대이상의 흥행을 보여 배급사들은 설연휴를 넘겨 장기상영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만지』와 『유주얼 서스펙트』는 똑같이 상업영화이긴 하지만여러가지 면에서 대비된다.우선『주만지』는 그야말로 할리우드의 메이저영화사(컬럼비아)가 많은 제작비를 특수효과에 쏟아부어 만든 흥행작.반면『유주얼 서스펙트』는 할리우드가 아닌 미국 동부지역의 젊은 감독이 만든 저예산의 독립영화다.또한 내용면에서도『주만지』는 관객이 그냥 스크린이 펼쳐보여주는 초현실적 그림들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즐기는 반면『유주얼 서스펙트』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관객이 계속 머리를 굴리도록 참여를 유도한다. 『주만지』는 또한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인기를 모은 코미디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스타파워가 있지만 『유주얼 서스펙트』는 특정 스타보다 미국독립영화 단골배우들이 대거 출연,개성연기를 펼친다.
할리우드 최대 컴퓨터 특수효과업체인 ILM 출신의 조 존스턴감독이 연출한 『주만지』는 컴퓨터그래픽이 창조해낸 동물들이 등장해 종횡무진한다.또 폭풍우.홍수.모래사막등 컴퓨터가 연출해내는 사건들이 시종일관 관객을 긴장시키는 모험영화다 .
반면 『유주얼 서스펙트』는 93년 미국독립영화잔치인 선댄스영화제에서 데뷔작 『퍼블릭 액세스』가 심사위원 대상을 받아 각광받은 20대 신예감독 브라이언 싱어와 각본가 크리스토퍼 매쿼리콤비의 작품.관객 자신의 추리력을 테스트하게 하 는 「영리한」영화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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