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언론 정보전달보다 흥미 집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2월7일자에 사회비평가 제임스 팰로스의 『언론 해부』라는 저서를 소개하면서 현대 미국언론은 독자들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팰로스는 이 책에서 언론은 과거 군대나 업계가 그러했듯이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는」 단계에 있으며 대중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보다는 갈등구조를 강조하는 속성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같은 경향 때문에 깊이있는 보도는 흥미거리 뉴스에 밀리고 있으며 비판과 견제 속에 성숙할 수 있는 민주주의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허위와 위선에 찬 언론문화를 맹렬히 꼬집고 있다.난무하는 미래전망,기자가 마치 연기자처럼 TV에서 열변을 토하는 모습,보도자료를 그대로 읊어대는 게으른 기자들,내용전달보다는 비방에 치우친 보도,정치적 이익집단과의 결탁 및 이에 대한 어설픈 변명 등 그가 질타하는 언론의 모습은 매우 일그러져있다. 저자는 언론인의 상당수가 자신의 역할을 잘못 정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CBS방송의 심층 시사프로그램 『60분』의 리포터 마이크 월리스와 ABC 방송의 앵커 피터 제닝스의 발언을 예로 들어보자.그들은 『종군기자로 적의 기습 공격을 사전에 입수한다면 아군에 그 사실을 알려줘 피해를 막기보다는 기습장면을 놓치지 않고취재하는 것이 기자의 임무』라고 말했다.
팰로스는 이같은 언론의 태도를 공허한 위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뉴 리퍼블릭지(誌)는 클린턴대통령의 의료개혁안은 개별의료보험 가입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오보하고도 상까지 받았다.이 사건은 「인기있고 논란의 대상이 되는」 현안에만 집착하고 정확한정보전달에는 무책임한 언론의 행태를 보여주는 것이라 고 팰로스는 지적한다.그는 언론이 대중의 생활보다 정치인의 갈등이나 재미에만 집착한다면 대중과 언론의 사이는 점점 멀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리=이원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