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정부 전체가 홍보기관으로 변신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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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국민 홍보 방향과 관련해 훈수를 뒀다.

조씨는 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정부 기능을 전투-홍보모드로 전환해야’라는 제목의 글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추진하기가 어렵다. 이 대통령이 야심작으로 내걸었던 경부대운하 계획이 사실상 포기된 것도 이 대통령이 대국민 홍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광우병 사태도 대국민 홍보를 태만하게 해 다수 국민들이 절대적으로 안전한 미국 쇠고기를 위험물질로 오해하도록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정부, 검찰, 기업보다도 클 수 있다”며 “언론의 양적 팽창으로 인해 정치와 국정 운영의 방식도 크게 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KBS, MBC, 조선ㆍ동아ㆍ중앙일보를 다 합쳐놓은 것보다 더 큰 언론(홍보 선전)기관이다. 뉴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있다. 언론은 뉴스를 만들어내는 사람에 의하여 지배당한다. 李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서 守勢로 밀린 것은 뉴스를 만들어내는 기능을 MBC나 좌익세력에 빼앗겨버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 기구 전체가 일종의 홍보기관으로 변신해야 한다”며 “대통령부터 파출소장까지 정부의 기능을 이용하여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여 대중이 그릇된 소문에 속아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에 대해서는 “언론만능 시대에 잘 맞지 않는 리더십을 보인다”고 지적한 후 “우선 말이 부정확하다. 요약되고 정리되어 사물의 본질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말이 그의 입에선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은 말로써 통치한다. 말이 부정확하면 힘이 약해진다. 말의 힘이 약한 것은 이론무장, 사실무장이 약하고 신념이 약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국민들과 직접 대화를 기피하고 있고 두려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조씨는 “정부 홍보는 정책의 정당성을 알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선동세력의 거짓말을 무력화시키는 작업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처럼 위대한 소통자(Great Communicator)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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