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무기 감축협정 이행 불투명-93년 美.러시아협정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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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러 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Ⅱ)의 이행여부가 새로운 관심사로 대두하고 있다.
이 비준안은 서명 3년만인 지난 26일 미국 상원에서 인준됐으나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에 반대하는 세력이 대거 포진한 러시아측 의회 두마가 현재 이를 비준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양국 전략무기를 7년내 절반가량 감축키로 한 이 협정이 자칫사문화될 가능성 마저 있다는 우려다.
미국측은 러시아 및 옛 소련국가들의 보유핵무기를 제대로 파기하는 것이 냉전종식후의 최대과제중 하나로 보고 러시아 정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 협정은 지난 93년 조지 부시 전대통령과 옐친대통령이 극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조인됐다.
이 협정은 양국 핵무기 보유대수를 각각 3천5백개 이하로 줄이는 것으로 돼 있으며 이는 90년에 비해서는 약 3분의1,1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Ⅰ)에 비해서는 약 절반 수준이다. 러시아의 현 두마는 지난해 12월17일 선거에서 반 옐친세력이 강세를 보이면서 2단계 협정에 대해 회의적 의견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새로운 두마는 공산당과 국수주의세력이 다수가 된데 이어 새대표들이 상당수 강경보수 성향을 보여 이 전의 두마보다 협정 비준의 여건이 더 불리해졌다.러시아 두마는 더구나오는 6월 러시아대통령 선거때까지 비준문제를 미룰 전략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내 러시아 및 핵무기전문가들은 『결국에는 러시아도 이 협정을 비준하게 될 것이지만 아직 장담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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