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물산 경영권 신원서 인수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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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증시 공시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지분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적대적 매수.합병(M&A)이 등장,경영권 방어가 허술한 국내기업주들을 당황케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의류업체인 신원그룹(회장 朴成喆)은명동 제일백화점 소유기업인 제일물산의 2대주주와 연합해 제일물산의 경영권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기사 35면〉 이와관련,제일물산의 2대 주주인 김병준(金秉俊.현제일물산상무)씨는 1대주주로 회사의 경영을 맡고 있는제일물산의 회장과 부회장등에 대한 해임권고안을 제출,오는 2월열릴 정기주총에서 경영권 향배가 드러날 전망이다.
신원그룹은 지난해말부터 계열사인 신원월드.신원종건.광명전기등을 통해 제일물산 지분 17.2%를 확보한 것으로 증권감독원 조사결과 밝혀졌다.
신원은 제일물산 지분을 계열사당 최고 4.9%등으로 분산 매입,증권거래법상 특수관계인 매입분을 포함해 최초 5%이상의 지분을 사들일 경우 증권당국에 신고하게끔 돼있는 규정을 피해나갔다. 또 신원그룹이 주식취득에 동원한 관계사들은 증권거래법이 정한 특수관계인이 아니어서 대주주가 된 사실도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신원이 사들인 지분에다 제일물산의 2대주주인 김병준씨 일가의지분 20.3%를 더하면 명실상부한 1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이에대해 제일물산의 1대주주인 김의식(金義植)부회장은 『김병준씨 일가가 갖고 있는 지분이 이미 신원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안다』며『1대주주가 전혀 손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영권이 넘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신원그룹의 송기한(宋基漢)자금담당이사는 『제일물산의 2대주주측이 경영권 다툼이 있는데 도와달라는 요청이 있어 도와준 것 뿐』이라며 경영권 인수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증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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