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 직후 투자 실패 임관 직후 투자 실패 임관 직후 투자 실패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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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호 10면

박 중위의 이력을 살펴보면 그가 금융 피라미드 사기 범죄의 주범이라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2004년 모 지방대 경영학과 3학년에 다니던 중 3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육군3사관학교에 수석 합격했다. 직업군인의 길을 선택한 것은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명분이 있는 데다 취업이 어려운 현실도 작용했다. 2년간의 후보생 교육 과정을 마친 그는 2006년 상위 3%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박 중위는 누구

그가 엇나가기 시작한 것은 소위로 임관해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였다. 군 검찰 관계자는 “박 중위는 장교 임관 후 필수 교육과정인 초등군사반(16주)에서 퇴교당했다. 교육 시간에 인터넷 주식 사이트를 통해 주식 정보를 수시로 들여다보는 등 투기에 지나친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중위의 3사관학교 동기생인 A씨는 “교육기간 중 수천만 원 돈을 주식에 투자해 몇 배로 불렸다는 소문도 있었다”며 “하지만 급등주나 작전주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다 결국엔 모두 날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C씨는 “당시 돈을 날린 박 중위가 자살하려고 한강다리를 헤맸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한번 큰 실패를 맛본 박 중위는 절치부심했다. 투자 대상만 잘 고르면 짧은 기간에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문제는 자금이었다. 가진 돈이 없던 그는 외부에서 돈을 끌어오기로 마음먹었다. 최소한 10억원을 모아 ‘작전’에 돌입하고자 했다.

그는 의심을 사지 않고 투자자를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증권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고 얘기하고 다녔다. 증권 애널리스트로 활동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 검찰 관계자는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자신이 주식 투자에 전문가인 양 행세하고, 상당한 돈을 벌어들여 성공한 것처럼 과장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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