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무관 북경 떠나라" 중국서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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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당국이 베이징(北京)주재 미국.일본 대사관의 무관들에 대해 간첩활동혐의를 내세워 본국소환조치를 요구,중국과 미.일간의외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지난주 광둥(廣東)성 수이시(遂溪)에서 간첩혐의로체포된 주중(駐中)미대사관 브래들리 거디스 무관보좌관(공군중령)과 일대사관의 마에타니 겐지(前谷憲治)방위주재관(1등 서기관)에게 19일까지 중국을 스스로 떠나도록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중국측은 이들 두사람이 지난 11일 하이난다오(海南島)해군기지와 광둥성 공군기지를 무단 촬영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외교부는 지난 11일 주 베이징 미.일 대사관관계자를 외교부로 불러 강력한 항의를 했다고 대변인이 16일 밝혔다. 이에 대해 미.일 양국은 각각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측에 강력한 항의를 제기하고 나서 사태추이가 주목된다.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중국정부는 거디스중령을 19일까지 본국으로 소환토록 요구했다』며 『그는 중국정부 허가를 얻어 공무상 광둥지방을 여행하고 있었으나 지난 11일 중국 당국에 의해 19시간동안 구금됐다가 베 이징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특히 미 정부는 거디스 중령이 구금중 한끼의 식사도 제공받지못한 상태에서 계속 신문을 받는 등 비인도적 처우를 받았다고 주장,외교관 신분보장등을 명시한 제네바협약을 들어 중국측을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일 외무성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과 미국의 주중국대사관 무관들이 함께 택시를 타고 「군사상 출입금지구역」에 들어갔던 사실은 인정되나 이들의 행위는 고의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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