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왜곡 보도가 언론 자유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右>가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PD수첩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태희 정책위의장, 김학원 최고위원. [사진=오종택 기자]

26일 오전 9시 여의도 한나라당사. 6층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참석자들의 발언은 MBC ‘PD수첩’을 향했다.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 등 공개 발언자들은 한결같이 PD수첩의 왜곡 보도를 비판했다. 이날 관보에 게재돼 발효된 쇠고기 장관 고시에 대한 발언 순서가 뒤로 밀렸을 정도로 이날 최고위는 ‘PD수첩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가장 강경한 발언은 한나라당 서열 2위 홍준표 원내대표에게서 나왔다. 홍 원내대표는 “언론의 생명은 진실 보도에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드라마도 아니고 사실 보도를 하는 프로그램에서 의도적인 왜곡 보도를 하는 것은 그 결과가 엄청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왜곡보도를 한 후에도 책임을 번역자의 오류로 몰아가는 데 국민은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명명백백한 진실을 밝히고 일벌백계로 처리해야 한다”고도 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PD수첩의 문제는 공중파 방송의 치명적 과오”라고 말하자 홍 원내대표는 “과오는 과실이고 실수란 뜻이다. 지금 진행되는 상황은 과오가 아니라 고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평소 공개 발언을 자제해 오던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도 PD수첩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 헌법 21조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자유까지 보장하고 있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 ^주저앉는 소의 동영상 화면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치명적 오류에 대해서 PD수첩은 ‘가치가 없는데 해명해야 하는 것이 고통스럽다’며 뻔뻔하고 오만 방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공식 논평을 내고 “PD수첩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 위험이 있다’는 명제를 세워놓고 이를 위해 온갖 자료를 왜곡·과장했다”며 “방송 윤리를 망각한 채 국민과 국가에 상상을 초월한 폐해를 끼친 PD수첩은 엄청난 사태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진정한 자세로 성의 있는 노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도 PD수첩의 왜곡 보도가 도마에 올랐다. 이동관 대변인은 “관계장관회의에서 MBC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편파 왜곡 보도 논란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다”며 “공영방송이 의도적으로 편파 왜곡을 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참석자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글=권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 [J-HOT] 새총 들고 경찰 조준…짓밣히는 공권력

▶ [J-HOT] "PD수첩 보고 촛불 들었는데 놀아난 기분"

▶ [J-HOT] "영어공부는 듣기→말하기→읽기→쓰기 순"

▶ [J-HOT] 서울대-하버드 학생이 읽는 책 '비교되네'

▶ [J-HOT] 대선후보도 조사 받는 세상에 KBS 사장은 통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