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 신드롬에 따끔한 비판-PD수첩.추적60분 시의적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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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김일성 사망 예언을 시작으로 비롯된 점술가들의 매스컴 타기는한 무속인의 해외잡지 소개를 거쳐 정점에 달하더니 대학입시와 총선을 맞아 온나라가 「점술왕국」이 된듯하다.지난 9일 방송된MBC 『PD수첩』과 14일 KBS『추적60분 』은 이같은 사회현상의 원인을 진단하고 예언과 점술의 허구성을 파헤쳤다.
최근 우리 사회의 이같은 「예언 붐」은 삼풍참사등 연이은 대형사고로 불안심리가 가중되면서 일어났다는게 이들 프로의 분석이다. 『PD수첩』과 『추적60분』은 각각 1년간 복채.굿.작명등으로 4조원과 2조9,000억원가량이 지출된 것으로 추산했다. 『음력 10월중 일대 참사가 일어날 것』이라는 한 점술가의예언이 많은 사람들을 불안에 빠지게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PD수첩』과 『추적60분』은 시의적절한 편성과과학적인 분석방법으로 예언신드롬에 빠진 사회를 바로잡기 위한 방송의 역할을 훌륭히 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PD수첩』은 빗나간 예언들과 이에 대한 예언자들의 「궁색한」 변명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예언은 믿을 수 없는 것』이라는인식을 강하게 심어줬다.『추적60분』이 『여러번 많은 돈을 받고 액땜 굿을 해 주었지만 실제 효험을 본 적은 없었다』는 전직 무속인의 고백을 잡아낸 것도 값진 성과였다.
두 프로그램은 또 국가를 합리적으로 이끌어나가야 할 정치인들마저 점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총선을 앞두고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점술가를 찾고 있다는 정치인들의 증언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또하나 『추적60분』의 경우 집중력 훈련을 통해 투시력을 갖게 된 한 어린이를 소개함으로써 오히려 예언 신봉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준것은 옥에 티로 남는다.
이에대해 제작진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훈련하면 특별한 능력을 가질수 있다는걸 보여주려는게 제작의도』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시청자들은 『일부 예언가들이 정말 신통력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며 이들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큰만큼 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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