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활동중단 선언 '룰라'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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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댄스 그룹 「룰라」의 일본가요 표절파문(본지 1월5일자 46면 보도)이 그룹 활동 중단과 제작자의 가요계 은퇴로 일단락됐다. 「룰라」 멤버들과 음반 제작사 서울인 프로덕션(대표 이상석)은 12일 오후 서울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제의 신곡 「천상유애」가 일본 노래 「오마쓰리 닌자」와 흡사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활동 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천상유애』파문은 오랜기간 뼈를 깎는 산고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손쉽게 곡을 만들어 돈과 인기를 얻어온 가요계의 오랜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다.
특히 이번 파문을 계기로 돈이 되는 일이라면 표절도 마다않는가요종사자들의 파렴치한 자세와 엄격한 여과.검증장치 없이 방송을 내보낸 방송사의 시청률 지상주의에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김지현등 「룰라」의 멤버들은 이날 침통한 표정으로『「천상유애」가 일본 노래와 그렇게 비슷한 곡인지 미처 몰랐다』며『그동안 아껴준 팬들에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자해소동으로 입원중인 멤버 이상민씨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 제작자 이상석씨는『모든 책임은 멤버들에게 문제의 곡을 강요한 기획.제작자에게 있다』며『이번 일을 계기로 10년간몸담아온 가요계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제작자 이씨및 「룰라」와의 일문일답.
-표절파문의 경위에 대해 설명해달라.
『지난해 9월 미국공연을 갔을때 교포대학생 제임스 리로부터 문제의 「천상유애」가 든 데모테이프를 건네받았다.이를 작곡가 홍재선씨등이 편곡해 발표한 것이다.우리도 이 노래가 일본곡과 그렇게 유사한지 알지 못했다.문제의 작곡가 제임스 리와는 지금연락이 끊긴 상태다.』 -언제 표절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가. 『27일 3집음반을 출시할 때까지 몰랐다.그후 PC통신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나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그 이후 중앙일보등에 보도되고 방송사에서도 심의를 보류하는등 문제가 확대되자 「오마쓰리 닌자」를 입수해 들어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멤버들의 지금 심경은.
(김지현)『어젯밤 방송 프로그램에서 「천상유애」 표절시비에 대해 방송했는데 솔직히 그때 일본노래 「오마쓰리 닌자」를 처음듣게 됐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우리가 쌓아 올린 명성과 인기가 한꺼번에 매장당하는 느낌이 들어 방송을 보면서 계속 울었고 죽고싶은 심정이었다.이상민씨도 그런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해한 것으로 생각된다.앞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李씨가 퇴원하면 해체여부등 진로를 결정하겠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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