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김은영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두자리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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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농구대잔치 13년만에 남녀를 통틀어 최초로 「꿈의 대기록」인트리플 더블(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 모두 2자리수를 기록하는 것)이 작성됐다.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현대산업개발의 살림꾼 김은영(26)은 코오롱과의 95~96농구대잔치 여자부8강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에서 14득점.11리바운드.10어시스트를 기록하는퍼펙트게임을 펼쳐보였다.
김의 활약에 힘입은 현대는 93-62로 대승,2연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해 이날 상업은행을 90-71로 물리친 국민은행과 챔피언결정전 진출권을 다투게 됐다(11일.올림픽 제1체).
트리플 더블은 허재.강동희(이상 기아자동차),전희철.양희승(이상 고려대)등 남자부에도 후보는 많았지만 누구도 접근하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고지.김은영이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것은 차라리 기적이었다.본인도 대기록 수립을 확인하지 못한 채 코트를 떠났을 정도였다.
대구 효성여고를 졸업하고 현대 유니폼을 입은지 8년.「만년 2인자」의 울분을 씻어내기에 족한 활약이었다.현대는 김은영 덕에 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은영은 전주원으로 대표되는 현대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보조 가드겸 포워드로 활약해왔다.화려한 플레이와는 거리가 멀지만 현대는 전주원이 눈부시게 활약할 때보다 김은영이 제몫을 해줄 때 게임이 잘 풀린다.
이날도 김은 트리플 더블의 대기록을 수립하면서 무려 5개의 인터셉트를 성공시켰다.코오롱이 추격에 나설 때마다 오름세에 찬물을 끼얹었고 꼭 필요할 때 바스켓을 흔들어줬다.실책은 단 1개뿐. 김은영은 게임리더 전주원이 후반 2초만에 4개째 파울을기록,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오히려 빛을 발했다.
코트에서의 지휘권을 인계받은 김은 정확한 패스와 어시스트,냉정한 게임운영으로 전주원이 게임리드의 부담을 잊고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줬다.
한편 남자부 리그에서 연세대는 경희대의 끈질긴 도전을 84-76으로 물리치고 4승2패를 마크했다.군산 월명체육관에서는 중앙대가 센터 이은호(197㎝.28점)의 활약에 힙입어 산업은행을 92-81로 격파,2승3패를 기록했고 고려대도 한국은행에 88-82로 승리,4연승으로 선두질주를 계속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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