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411총선>7.강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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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민련 녹색바람이 강원도를 강타할 것이다.』 『두고봐라.결국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이다.』 강원도의 표심(票心)을 놓고 신한국당(가칭)과 자민련은 이미 「상대방 기(氣)꺾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신한국당은 전통적인 여당 텃밭인 이 지역 수성(守成)에 총력이다.자민련은 6.27지방선거의 여세를몰아 새로운 대주주(株 主)가 되겠다고 벼른다.13개 전 지역구에서 신한국당과 자민련의 혈전이 예상된다.민주당도 장을병(張乙炳)공동대표를 투입,교두보 구축을 자신한다.반면 국민회의의 영향력은 아직 미미하다.
강원도에 『과거처럼 일방적인 여당 텃밭 노릇은 더이상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건 분명하다.강원도 주민들은 요즘도입만 열면 『현 정부의 장.차관중에 강원도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린다(실제로는 차관급인 청와대 정무수석과 산림청장이 강원도 출신이다).
『어딘가 기댈 곳이 필요하다』는 절박한 정서와 허전함을 자민련이 집중적으로 파고든다.타도(他道)에 비해 상대적 약자인 충청도와 강원도의 연대론이다.하지만 자민련의 녹색바람이 당장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자민련이 득세해도 강원도 가 서자취급받긴 마찬가지 아니냐』는 반론때문이다.『여당 후보를 집중적으로당선시켜 이들을 정치세력화하는게 우리가 살길』(신한국당 강원도지부 金根澤사무처장)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강원도는 땅이 넓고 인구가 적다보니 「소(小)지역감정」이 심각하다.표심이 정당이나 후보의 인물됨보다는 「우리 고향사람」에얽매인다.이번 총선도 바람보다 인물의 영향력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들이 조심스레 나온다.
화제가 되는 선거구 1번은 춘천이다.야당 후보보다 여당 후보끼리의 자리조정이 시급한 곳이다.
춘천 갑구에서 5선고지를 바라보던 이민섭(李敏燮.57)의원은한승수(韓昇洙.60)전대통령비서실장이 밀고 내려오는 바람에 공중에 뜬 상태다.본인은 『감옥에 가는 한이 있어도 출마한다』고버틴다.그래서 李의원의 을구공천이 검토되고 있 다고 한다.그러나 을구의 현역 유종수(柳鍾洙.54)의원이 펄쩍 뛰고 있다.공천후유증 최소화가 춘천에서의 신한국당 과제다.
강릉을은 민주당 최욱철(崔旭澈.43)의원이 강타자다.신한국당은 14대때 당원로인 김명윤(金命潤.72)전의원이 崔의원에게 참패한 충격으로 지구당위원장마저 공석이었다.자민련은 최중규(崔中圭.61)전명주군수를 앞세우면서도 물밑으론 민주 당 崔의원에게 입당을 유혹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민주당이 당선을 자신하는 다른 한 곳이 삼척이다.장을병공동대표가 출마하기 때문이다.자민련은 신한국당 김정남(金正男.56)의원의 공천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그를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다.
신한국당은 金의원을 포함,공천대상자를 놓고 고민중 이다.
원주는 자민련과 신한국당이 서로 「우세」를 공언한다.자민련은원주시장이 자민련임을 강조한다.
반면 신한국당은 갑구 함종한(咸鍾漢.53)전의원이나 을구 김영진(金榮珍.56)의원에 필적할 상대가 타당(他黨)에는 없다고강조한다.원주갑구에선 『대선자금 공개』를 요구하며 신한국당을 탈당한 원광호(元光鎬.49)의원도 변수다.
총13석 가운데 신한국당은 최소8석,최대10석을 장담한다.자민련은 녹색바람의 힘으로 최소7석,최대10석이 가능하다고 한다. 민주당은 2석을 안정권으로 본다.만년 여당 텃밭 강원도가 이번엔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앞으로의 석달이 고비가 될 것이다.
춘천=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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