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폄하 발언 시비 삼지 말자" 박근혜의 차별화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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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을 더 이상 시빗거리로 삼지 말라고 당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4일 "일부 당직자가 朴대표에게 鄭의장 발언에 대한 당의 대응 방침을 묻자 朴대표는 '우리는 그런 말에 신경쓰지 말고 민생과 경제나 열심히 챙기자'고 했다"며 "앞으로 당 차원에서 鄭의장 발언을 지나치게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대변인단은 이날 鄭의장 발언을 비난하는 논평을 일절 내지 않았다. 朴대표도 지난 3일 인천의 한 경로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鄭의장 발언을 아예 입에 올리지 않았다. 대신 얼마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평택의 15세 소녀 가장 얘기를 하면서 '효심'을 강조했다. "그 소녀 가장은 죽기 전에도 병든 어머니를 위해 밥을 지어놓았다. 한국인의 마음속에는 어르신을 잘 모시는 그런 효심이 있다"고 했다.

朴대표의 이런 모습에 대해 당 관계자들은 "차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田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원내대표가 실미도를 방문해 朴대표를 공격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朴대표는 정쟁을 지양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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