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콤 대표 구속은 촛불시위 확산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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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콤이 문용식 대표의 구속에 대해 검찰이 과잉수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우콤은 자사의 인터넷 개인방송 서비스 ‘아프리카’(www.afreeca.com)를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가 생중계되면서 시위 확산의 기폭제가 되자 정부 당국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구본진)는 17일 저작권이 있는 영화파일의 불법 유통에 관여한 혐의(저작권법 위반)로 피디박스를 운영하는 ㈜나우콤의 문용식 대표 등 웹스토리지 업체 대표 5명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문 대표 등은 영화 파일을 직업적으로 올리는 네티즌에게 다운로더들로부터 받은 돈의 10% 가량을 주며 저작권 파일의 불법 유통을 부추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은 저작권 문제가 있는 파일을 지우려는 시도를 한 데 비해 문제의 업체들은 불법 유통의 방조를 넘어 공모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공동 정범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우콤의 입장은 다르다. 그동안의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나우콤은 타 업체와는 달리 저작권 침해를 조장하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았으며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와 서비스 운영상의 최선의 조치를 취했음을 충분히 입증해 왔다는 것이다. 나우콤은 “문 대표를 구속한 것은 정치적 의도를 지닌 과잉수사로 의심된다”며 “당사가 운영하는 아프리카에서 촛불집회가 생중계되고 이것이 시위 확산의 기폭제가 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700만명 이상이 생방송으로 촛불집회를 시청했을 정도로 온라인 시위의 메카로 떠올랐다.

나우콤은 “아프리카로 접속이 몰리자 과잉 압박 수사로 촛불시위의 확산을 막으려는 정부 당국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소리바다1’는 저작권자 요청을 받고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속에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저작권자의 요청에 충실히 응하고 최선의 기술적 조치를 취한 나우콤에 대해서는 대표 이사를 구속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속된 나우콤 문용식 대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는 검찰권 남용이다”라며 “저작권 침해 방조에 대한 고소 사건을 빌미로 나우콤 대표를 구속해서 아프리카 서비스로 집중되는 국민의 관심을 막으려는 정부 차원의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조사를 통해 나우콤의 무혐의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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