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여, 슬퍼말고 일어나라!

중앙일보

입력

체격이 좋은 젊은 남자가 병원을 내원하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 건강해 보였으나 진료 상담을 시작하자 겉모습과는 달리 수줍은 듯 머뭇거리면서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33세의 이 환자는 여자 친구와의 열애 끝에 결혼을 약속한 상태로 최근 여행을 떠나 성관계를 시도했는데 실패하였고 그 이후 성관계를 가져도 여자 친구를 쉽게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여간 자존심 상하는 것이 아니었다.

특별한 기저 질환이나 복용 약물이 없었는데도 반복되는 삽입 실패나 만족스럽지 않은 관계는 심인성 발기부전이라고 생각되었다. 그 원인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알아보니, 작은 페니스가 문제였다. 큰 체격에 비해 작은 페니스를 갖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은 적이 있었고, 작은 페니스 콤플렉스까지 갖게 되었다고 한다. 여자와 관계가 깊어질수록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에 부담이 커져만 갔다. 늘 성관계 시 긴장을 하게 되었고 빈번한 삽입 실패로 남자는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고, 성관계에 대한 두려움까지 갖게 되었다.

심인성 발기부전의 원인은 스트레스, 불안감 등의 정신적인 문제가 원인이 되며 개개인에 따라 그 원인이 다양하고 복합적일 수 있다. 특히 젊은 층에서 나타나는 발기 부전은 심인성 발기부전인 경우가 많다.

남자에게 우선 작은 페니스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사이즈와 성기능의 상관관계가 알려지지 않았음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다음 성관계를 시도하기 한 시간 전에 비아그라를 복용하도록 하였다.

남자는 비아그라를 처방 받은 후에 다시 병원을 방문하였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남자에게 단단한 삽입을 가능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안정감과 자신감을 되찾아 주었다고 했다. 남자는 신혼여행에서 필요하다며 비아그라를 처방 받아갔다.

또 다른 젊은 환자가 병원을 찾아왔다. 28세로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는 당뇨병 환자였다. 혈기왕성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발기가 되지 않아서 성관계를 전혀 할 수 없었다. 환자에게 우선 혈당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주사제와 비아그라를 권했다. 환자는 먼저 비아그라를 복용하겠다고 하여 처방해주었더니, 다음 방문 때 환자의 표정부터 달라져 있었다.

비아그라를 복용하고 삽입이 가능했으며 성관계를 지속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만족감을 얻었다고 했다. 환자는 당뇨로 인한 발기부전으로 우울증까지 겪고 있었는데 이제는 당당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바로 발기부전으로 인한 자신감 부족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요즘은 스트레스, 불안, 압박 등의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한 심인성 발기부전과 당뇨나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으로 인한 기질적 발기부전이 나타나는 젊은 남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발기부전이 있거나 혹은 삽입시 강직도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전문의와 적극적인 상담을 받는 것을 권한다. 좀 더 나은 성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젊은 베르테르여, 더 이상 슬퍼하지 말고 이제는 일어나라.

[비뇨기과 전문의]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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