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의원 韓人 2명 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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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7일 실시된 러시아 총선에서 공산당과 자유민주당 등 우익민족주의 정당이 압승,러시아의 친서구화 정책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총225개 선거구중 134개 선거구의 개표가 완료된 19일 오후5시 현 재(한국시간오후11시) 공산당이 21.9%,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의 자유민주당이 10.8%,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의 「우리 집-러시아」당이 9.7%,야블로코블록이 7.7%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 비공식 집계결과에 의하면 공산당(25%),자유민주당(15%),러시아공동체 회의당(5%)등 극우파 야당이 50%에 육박하는 의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친서방개혁정책에 강력한 제동이 걸리게 됐다.
대표적인 개혁파인 알렉산드르 쇼힌 총리경제자문은 『국민들은 과도한 개혁에 이미 지쳤다』며 『개혁은 국민들이 경제안정화의 결과를 직접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세르게이 필라토프 대통령 행정실장 등 옐친 대통령의 측근은 공산당과 극우정당의 선전(善戰)을 옐친의 개혁정책에 대한국민들의 반발로 풀이하고 정책변화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19일 옐친대통령과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전반적인 협의를 마친뒤 『공산당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내각 개편이나 정책변화는 없을 것』 이라며 『인사단행은 통상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져왔듯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경제정책과 관련,『정부는 기존의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反)옐친 개혁주의자인 그리고리 야블린스키는 『옐친과 체르노미르딘이 경제및 국내 정치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한 6개월 후의 대통령선거에서 강경파가 승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대통령 직속 분석센터는 이번 총선에서 공산당이 대통령 거부권을 무효로 만들 수 있는 의석 3분의 2에 못미치는170석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대통령과 개혁파가 단합하면정국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총선결과가 곧바로 대통령선거결과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대통령선거의 경우 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인물에 대한 선호도에 크게 좌우되는데 현재 후보들이난립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옐친대통령이 출마 여부를 표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선논의는 아직 시기상조라는게 대체적 견해다. 현직이라는 프리미엄과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고있는 그가 후보로 나선다면 그에 따른 반옐친진영의 대응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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