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격 달라진 개각 下馬評-막판 혼전 YS구상 뭘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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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개각이 20일로 예고되면서 정.관가의 시선이 청와대로 쏠려있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철통보안을 유지하던 과거와는 달리 입각및 퇴임 대상자에게 통보하고 있어 거명대상자의 표정을 살피기 바쁘다.
개각 「D-1」일인 19일이 되자 그동안 거론되던 인물들이 뒷전으로 물러나고 새인물들의 이름이 나오는등 더욱 혼란스럽다.
이는 입각 또는 청와대 수석으로의 입성 희망자와 계파들이 인맥을 총동원해 막판 뒤집기에 들어간 탓으로 볼 수 있다.이들은어떻게든 金대통령의 기억을 되살려 최종 낙점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 자리가 대표적 사례다.
가장 강력하게 거론되던 한승수(韓昇洙)청와대비서실장이 18일돌연 춘천출마쪽으로 선회하면서 경제부처장관들의 인선구도가 무너졌다.韓실장은 최근 경제쪽을 챙기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청와대내에서도 그의 경제부총리 영전이 유력시됐다.이에따라 후임 경제부총리에 박재윤(朴在潤)통상산업부장관이 급부상했다.韓실장의 거취를 朴장관의 부상과 연결시켜 해석하는 시각까지 나올 정도다.朴장관에 대한 청와대의 평가는『장.단점이 뚜렷한 인 물』이라는 것이다.金대통령이『내년 노동정책이 정말 중요하다』며 잘 챙길 것을 당부해 유임이 확실시됐던 진념(陳稔)노동장관과 김명호(金明浩)전 한은총재 등이 경합했으나 막판에 朴장관쪽으로 기울었다는 후문이다.陳장관은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내년도 노동문제가중요하다』는 金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
경제장관에 누가 될 것인지는 경제부총리 인선의 종속변수다.朴장관이 경제부총리를 맡을 경우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석채(李錫采)재경원차관보다는 구본영(具本英)과학기술처차관과 이환균(李桓均)관세청장등이 유력하다.경제부처 장관에도「신경제」 를 만들었던멤버가 기용될 수 있다.경제부처는 내부의 조화가 중요한 만큼 부총리 인선이 크게 좌우한다.
청와대 비서실장 자리도 관심사다.
민주계에서는 『이번에는 민주계 몫』이란 명분으로 끝까지 밀었다.김기춘(金淇春)KBO총재가 한때 거명됐으나 경남고에 거제출신인데다 지난 대선때의 부산복국집 사건 등으로 야당의 비난소지갸 있다는 이유 로 제외됐다.민주계에서는 신한국당(가칭)의 김광일(金光一)위원장에게도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민주계의 김우석(金佑錫)전건설부장관이 막판까지 유력하게 거명됐다.
나웅배(羅雄培)통일부총리의 경우 경질과 유임이 혼재돼 있었으나 구태여 바꿀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섰다고 한다.이에따라 외교안보팀은 모두 유임될 전망이다.
내무장관에는 과거 시.도지사등 내무관료를 지낸 인사가 기용될것이라고 한다.金대통령으로서는 내년4월 총선후 개각요인이 생길때를 대비해 가용인원을 아껴놓아야 한다.4개월만에 장관을 경질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19일 밤과 2 0일 사이에 金대통령의 구상도 바뀔 수 있다.막판에 뒤바뀐 경우가 적지 않다는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이수성(李壽成)총리가 20일 오전 金대통령에게 신임내각을 제청할 때 李총리의 의견에 따라 한두명이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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