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빠지면 두현 넣으면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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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한 박지성<右>이 대사관 직원들의 환영을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아슈하바트=연합뉴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14일 오후 11시·한국시간)에 결장한다. 지난해 수술을 받았던 오른쪽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서다. 통증은 사라졌지만 물(관절액)이 계속 차 있다.

12일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입성 후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박지성이 빠질 것에 대비해 공격전술을 수정했다. 뛰지 못하는 선수를 그리워만 할 수는 없다”며 결장을 공식화했다. 박지성의 산술적 비중은 11명 중 1명이지만 전술적 비중과 팀원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비중은 절대적이다.

◇승리를 부르는 박지성=박지성 출전 경기의 승패를 살펴보면 그의 존재감은 확연히 드러난다. 소속팀 맨유에서 이어졌던 ‘박지성 출전=필승’의 공식은 대표팀에서도 비슷하다. 박지성은 자신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2000년 라오스전 이후 7일 요르단전까지 71경기에 출전, 36승21무14패를 기록했다.

야구의 승률(승수/무승부를 제외한 전체경기 수) 개념을 빌리면 72%의 승률이다. 이 기간 중 대표팀은 150경기에서 66승45무39패(승률 63%)를 기록했다. 더구나 아시안컵 1차예선 같은 약팀과의 경기에는 국내파들이 주로 출전했고, 박지성은 ‘강팀’과 맞붙을 때 주로 대표팀에 불려왔다. 박지성이 출전해 승리한 36경기 중 한 경기를 빼고는 모두 선발 출전이었다. 다시 말해 다 된 승리에 ‘숟가락’을 얹는 출전이 아니었다.

◇동료를 뛰게 하는 힘=‘산소탱크’라는 별명처럼 박지성은 많이 뛰면서 공수 양면의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그 덕분에 다른 선수들이 편하게 뛸 수 있고 경기 전반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다. 허 감독도 “(박지성은) 다양한 포지션에서 잘 해줄 뿐만 아니라 투지가 좋고 운동량이 많다. 또 동료선수들에게 자극을 준다. 어느 감독이라도 박지성 같은 선수는 좋아할 수밖에 없다”고 높게 평가했다.

원정 2연승으로 최종예선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하려는 허 감독은 ▶포메이션 변화 ▶대체선수 기용 등 대안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아슈하바트=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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