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문학의 해' 두동강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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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내년 「문학의 해」가 개막되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 송기숙)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문화체육부가 지정한 『96문학의 해』 불참을 선언했다.
송회장을 비롯해 고은.현기영.민영.유시춘씨등 작가회의 임원들은 이날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 위원인 고은.신경림씨등 7명의 작가회의 소속회원 전원이 사퇴한다고 밝혔다.이들은 『문화체육부가 「문학의 해」 운영주체인 조직위원회 34명 의 대부분을문인협회 회원으로 위촉하고 이들이 각 기구를 독점해 사업계획 수립부터 배타적으로 주도하는 등 공평하고 내실있는 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송회장등은 또 『문협 위주의 조직구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조직위에 참여해온 것은 「문학의 해」 사업을 민족통일 등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창작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였다』면서 『작가회의쪽 위원을 배제시키고 작성한 내년사업안이 대부분 소모적이고 전시적이라는 판단 때문에 조직위와 관계를 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컨대 한민족 문인대회는 북한작가를 초청에서 제외,반통일적이라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서기원 조직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미 구성된 조직이나 마련된사업계획을 특정단체의 취향에 맞게 수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가회의는 사퇴의사를 번복하지 않을 방침이며 독자적인 행사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어 「문학의 해」는 두동강날 가능성이 크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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