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1%나눔장학회’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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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대구대 1%나눔장학회장 고익환 교수(가운데 양복 입은 이)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뒤 자리를 함께 했다. [대구대 제공]

10일 대구대 정보통신원 세미나실. 고익환(56·독어독문학과) 교수가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어깨를 토닥이며 “열심히 공부하라”고 주문한다. 학생들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예”라고 짧게 답했다. 일부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며 힘찬 대답을 하기도 한다.

대구대 1%나눔장학회가 올 1학기 장학금을 전달하는 장면이다. 이날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40명. 1인당 80만원씩 총 3200만원을 받았다. 외부 기업체 등이 주는 장학금에 못지 않은 액수다.

1%나눔장학회는 2005년 11월 설립됐다. 회장인 고 교수 등이 학업성적이 우수하면서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돕자며 결성했다. 절차를 밟느라 장학회 출범은 늦었지만 모금은 2004년 12월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장학회 결성 초기에는 동참 교직원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참여 인원이 늘면서 지금은 전체 교수·직원 700여 명의 44%인 312명이 동참하고 있다. 이용두 총장과 보직 교수 대부분이 동참하고 있다.

한달간 모이는 장학금은 600여만원. 지금까지 2억5400여만원을 모았다. 장학회는 이 기금으로 240명에게 1억6200만원을 전달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교직원의 사랑이 담긴 장학금이어서 학교에 대해 깊은 애정을 느끼게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 장학회는 교내 학생들만 돕는 건 아니다. 2005년 12월 대구 서문시장 화재 때는 성금 200만원을 냈다. 또 매년 경산 하양지역의 홀로 사는 노인에게 연탄을 전달하거나 사회복지시설에 후원금을 내는 등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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