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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 '마당발'된 비법은 과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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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림이는 아마 전국에 오빠가 5만 명쯤 될 거야.” 방송인 박경림(28·사진)씨의 수 많은 ‘오빠’ 중 한 명인 이가 말했다. 기자와 마주 앉은 박경림은 말했다. “어머, 언니시네요.”

역시나 붙임성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를 보고 있으니 인맥이란 게 저절로 생긴 게 아니다 싶었다. 그런 박경림이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를 들려주는 책을 냈다. 『박경림의 사람』(리더스북, 212쪽, 9800원). 책 표지엔 ‘결혼식 참석 하객 5000명, 휴대폰에 저장된 명단만 1200명. 그녀의 인맥 지도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라고 적혀 있었다. ‘관리 비결’이 따로 있는 걸까.

“사실 전 인맥이라는 말은 안 좋아해요. 그건 필요로 해서 누군가를 만나고, 이용해서 도움을 받겠다는 의미잖아요. 일로 만나는 관계는 ‘일맥’이라고 해야죠. 그런데 요즘 워낙 인맥 관리니 네트워크니 하는 것들이 부각되니까, 그렇다면 박경림이란 사람은 어떻게 사람들을 만나는지 말해주고 싶었어요. 구체적인 방법이 있다기보다 제가 어떻게 사람을 대하는지를요.”

그의 결론은 ‘진심’이다. “사람을 관리해서는 절대로 따라오게 할 수 없으니 진심을 나누라”라는 얘기다. 책을 보니 박씨는 디자이너 지춘희씨에게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열무·쑥갓과 엄마가 담근 깍두기를 선물로 건냈다. 가수를 꿈꾸는 가난한 연습생에게는 자신이 쓰는 오피스텔도 내줬단다. 그래도 ‘진심’은 뻔하고 싱거운 답이라, 혹시 다른 비결은 없는지 물었다.

“따로 방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굳이 꼽자면 인사 잘하는 것 정도.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돈 안 들이고 사람들 네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인사가 제일’이라고 하셨거든요. 지금은 몸에 배어서 누구를 만나도 먼저 인사하는 게 마음이 편하죠.”

각계 각층의 워낙 많은 사람과 친하게 지내다 보니 오해도 따른다. 지난해 여름 박경림의 결혼식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수·개그맨은 물론 거스 히딩크 감독, 이명박 대통령 등 유명 인사들이 모였다. ‘과연 박경림’이라는 반응과 더불어 ‘저 많은 사람과 다 친하다고? 가식 아냐’ 내지는 ‘털털한 이미지로 활동하더니 아니었군’이라는 악플이 잇따랐다.

“저도 알죠. 어떤 사람들은 협찬받아 결혼했다고도 하고, ‘진짜 호화 결혼식이다’라고 생각하신 분도 계신 거 알고 있어요. 많은 분들을 모시려다 보니 정한 장소인데 호텔이 뭐가 아쉬워서 협찬을 해주겠어요. 그리고 그때 오신 분들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저와 알고 지낸 분들이에요. 매체에 비친 사람들이 히딩크 감독님, 정몽준 아저씨처럼 유명한 사람들이었던 거죠. 자주 가는 누룽지집 아줌마, 횟집 이모님도 오셨는데 이런 건 잘 모르실 수밖에 없으니까.”

그런 박경림도 싫은 사람이 있는 법. 다만 그런 사람을 대하는 법이 남다르다.

“저도 사람인데 당연히 싫은 사람이 있죠. 싫으면 안 봐요. 그런데 굳이 싫다고 티 내면서 상처 줄 필요는 없으니까 혼자 생각하고 말죠. 그런데 이 사람이 나는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 싶으면 일부러 더 잘해줘요. 그리고 친해진 다음에 얘기를 하죠. ‘너 그러면 안 된다. 주위에 사람 아무도 안 남는다’라고 조언을 해줘요.”

이러니 그가 받는 조언은 대체로 “남 걱정은 좀 그만하라”라는 이야기다.

“그런 충고를 들으면 저는 이렇게 얘기해요. ‘지금 너한테 아무 일 없으니까 내가 한심해 보일지 모르지만 만약 너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데 내가 나 몰라라 하면 어떻겠니’ 그럼 아무 말 안 하죠. 하하, 남 걱정은 제 본성인데요, 뭘.”

올해 박경림은 우리 나이로 서른이다. “단단한 계획 없이는 판이 움직일 때 같이 흔들려 꼭 계획대로 산다”는 박경림은 ‘한국의 오프라 윈프리’라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한 5년, 10년의 긴 계획을 세워두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책이 나오자마자 그와 가까운 가수 김장훈으로부터 연락이 왔단다. 홍보할 일 있으면 부담없이 언제든 부탁하라고.

“제가 오지랖 넓게 다 챙겨주는 것 같지만 상대방들이 늘 챙겨줘요. 스무 명도 넘는 분들이 제 책에 한 마디씩 남겨주시고. 너무 고맙죠. 제가 나이를 많이 먹은 건 아니지만 이건 확실해요. 사람 관계는 이렇게 서로 주고받는 거 아니겠어요.”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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