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뷰>문제의식 있어야 시청자 호응-MBC"PD수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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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같은 소재라도 충분한 준비에다 문제의식이 앞서면 전혀 다른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지난 12일밤 방송된 MBC 『PD수첩』은 잘 보여주었다.「긴급점검 쿠데타는 끝났는가」「문민시대의 군,현장을 가다」두 코너로 구성된 이날 프로 는 제목만 보면 12.12 16주기를 맞아 방송3사에서 앞다퉈 편성한 여러편의 특집물중 하나에 불과했다.3사는 밤8,9시 메인뉴스의 절반이상을 12.12에 할애한데 이어 밤10시15분 KBS-1TV가 『특집 12.12 이것이 쟁점이 다』를 방송했고 『PD수첩』이 방송된 밤11시에는 SBS가 『12.12 장군들의 증언』을 경쟁적으로 내보냈다.모두 현재의 숨가쁜 5공청산 정국아래에서 맞은 12.12 16주기의 의미를 각별히 새기기 위해 특별편성된 프로들이다.그러나 KBS의 『12.12 이것이…』는정치드라마와 뉴스에서 여러번 되풀이 소개된 「그날 상황」을 좀더 자세히 재구성하는 데 그쳤고,SBS의 『장군들의…』도 여러번 나온 증언들의 반복인데다 진압군의 주역인 장태완장군이 나오지 않아 다소 맥이 빠졌다.
반면 『PD수첩』은 「현재 제2의 12.12,쿠데타의 가능성은 없는지」를 화두로 삼아 과거사로 인식돼온 12.12를 엄연한 현재의 사실로 인식케 했다.특히 국방전문가 20인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및 불과 8년전 쿠 데타를 모의한 하나회 장성과의 전화인터뷰등은 기획의도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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