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중풍] “환자에게 필요한건 마음담긴 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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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1972년 고령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이 14% 이상인 사회)에 들어섰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몸이 불편하고 정신을 놓는 노인이 많아진 것이다. 그래서 노인의 손발이 되어주는 기구를 만드는 보조공학이 발달했다. 로봇 개발과 같은 눈에 띄는 성과보다는 노인들이 편한게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실용적인 기술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5월 22일 스웨덴 국립보조공학연구소(SIAT)에서 스티그 베케르 국제사무국장을 만났다.

-노인을 편하게 해주는 보조공학이 무엇인가.

“보조공학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한다. 남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노인도 작은 도구 하나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이 사고로부터 안전한 생활을 하도록 돕기도 한다. 우리 연구소는 전국의 노인에게 보조기구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제품생산을 원하는 기업에 기술과 자본을 지원한다. 매년 정부로부터 30억원씩 지원을 받고 있다. ”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노인의 삶을 보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해야 한다. 최첨단 기술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지금 있는 간단한 기술로도 얼마든지 꼭 필요한 도구를 만들 수 있다. 노인이 보조도구의 존재나 사용법을 잘 모르는 것이 더 문제다. 돈이 많이 드는 신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노인을 돌보는 가족이나 복지사에게도 혜택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

-보조기구를 활발히 개발하려면 필요한 것은.

“아픈 노인도 정상인과 똑같이 소중하다고 보는 인식이다. 스웨덴도 이 문제를 100% 해결한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장애를 가진 노인도 사회의 일원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사회·정치적인 합의가 있었다.”

-보조공학의 미래는.

“보조공학은 현재 노인에 대한 지원인 동시에 미래의 노인에 대한 투자다. 질병과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한 세계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IT는 이동이 불편하고 인지기능이 약화된 노인의 독립적 생활을 돕는 필수 요소다. 노인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국가 간 협력도 활발해 질 것이다.”

◇특별취재팀 = 김창규·김은하·백일현·김민상·이진주 기자,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편집=안충기·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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