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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Life] “치주병 땐 치간칫솔 · 치실 사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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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한치주과학회장인 박준봉 교수가 환자에게 칫솔질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치주질환은 생활습관병?’

대한치주과학회 박준봉(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치대병원장) 회장은 칫솔질 하나만으로도 평생 이를 건강하게 쓸 수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갖고 있다. 나이 들면 이를 뽑고, 틀니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는 것이다. 박 원장의 ‘칫솔질 사랑’은 유별나다. 일반인을 위한 강연에서도 치료법을 설명하기보다 칫솔질 방법을 가르쳐주기 바쁘다. 6월 9일 ‘치아의 날’을 맞아 그가 칫솔질을 강조하는 이유와 방법을 들었다.

◇방법이 중요하다=그의 진료방식은 독특하다. 그는 환자가 진료대에 누우면 먼저 ‘드라큘라 약’을 바른다. 칫솔질을 제대로 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착색제 다. 착색제를 바른 뒤 입을 헹구면 칫솔이 닿지 않은 부위엔 붉은 색이 그대로 남아 그가 붙인 이름이다.

다음엔 치태를 긁어내 현미경에 놓고 모니터에 나타나는 충치균을 보여준다. 이른바 ‘충격요법’. 사람의 구강에는 300종 이상의 세균이 상주하며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치태를 형성한다. 환자들은 지렁이 같은 균들이 바글바글 헤엄치는 모습에 기겁을 한다. 그는 이때부터 치료가 아닌 환자 교육에 들어간다. 모형 치아틀을 들고 직접 칫솔질 하는 방법을 시연한다.

“자, 이제부턴 칫솔이라고 하지 말고, 잇몸솔이라고 부르세요.” 치아와 잇몸 사이에 칫솔모를 가볍게 집어넣은 다음 진동하듯 문지르라는 것이다. 잇몸 틈새에 낀 음식과 치태를 걷어낼 뿐 아니라 잇몸 마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얼마나 진동해야 할까. 왕복 거리는 2∼3㎜ 정도. 칫솔을 손가락 위에서 문질러 보아 털의 끝이 움직일 정도가 적당하다.

◇세살 버릇 여든 간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칫솔질 방법보다 어떤 칫솔, 또는 어떤 치약이 좋으냐고 질문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칫솔질 방법이지요. 치약 없이 칫솔질하는 일본인 치과의사를 본 적도 있습니다.”

부모의 칫솔질 방식은 아이들에겐 교과서다. 그 때문에 부모의 잘못된 칫솔질은 아이의 치아를 망치게 하는 지름길인 셈.

“유치가 나는 6개월부터 거즈로 이를 닦아주는 습관을 들이면 아이 스스로 입안의 개운함을 익히게 됩니다. 아이가 말귀를 알아들을 때쯤이면 칫솔질을 시작해야죠.” 만 6세 때 나오는 영구치인 어금니는 세균에 약하므로 충치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칫솔질은 치아 뒷면부터 시작해 앞면으로 옮겨가며 닦는다. 순서는 아래턱 혀쪽, 위턱 입천장 쪽, 아래턱 씹는 면, 아래턱 볼쪽, 위턱 볼 쪽 순이다. 위턱 앞니는 마지막에 닦는다.

“앞니에 충치가 생기는 것을 보셨어요. 어금니에 충치나 치주질환이 집중되는 것은 앞니만큼 열심히 닦지 않기 때문이지요.”

칫솔은 가급적 입 안쪽 마지막 어금니와 그 뒷면까지 들어가야 한다. 어금니는 입을 다물고 닦으면 안쪽까지 쉽게 닦인다.

◇앞니의 매끈한 면이 기준=박 원장은 개인에 따라 치아 관리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얼굴이 좁고 긴 사람과 입천장이 높은 사람은 작은 칫솔을 선택해야 한다. 또 치주병이 진행된 사람은 칫솔은 물론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반드시 함께 사용해야 한다.

칫솔모의 부드러움 정도는 잇몸의 건강상태에 따라 선택한다. 급성 염증이 있거나 폐경기 이후 여성은 잇몸의 점막이 약하기 때문에 연한 칫솔을, 건강한 사람은 단단한 칫솔모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칫솔질은 식사 후 가급적이면 빨리 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음식물 잔사가 점점 더 견고하게 치아에 부착된다. 세균은 수면 중에 급격히 증식하므로 취침 직전에 칫솔질을 해야 한다. 이때 혓바닥을 칫솔로 부드럽게 닦아준다.

마지막으로 이가 제대로 닦였는지를 점검할 차례. 그는 TTT(Test of Tounge Tip)방식을 권했다. 혀끝으로 윗앞니(대문니)의 앞쪽 매끈한 면을 문질러 감각을 익힌 뒤 다른 부위와 비교해 보라는 것이다. 약간이라도 거친 부위가 있다면 덜 닦였다는 뜻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동차는 정기검사를 받으면서 평생 치아 검진을 받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더 많지요.” 40대 이후 성인은 6개월마다, 폐경기 이후 여성, 60세 이상 남녀, 지체 부자유자는 4개월마다, 임산부·당뇨병 환자·잇몸수술을 한 사람은 2∼3개월에 1회씩 치과 방문을 권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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