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도 수입 디젤차 씽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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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유 값이 치솟는데도 경유를 쓰는 수입 디젤차 판매는 줄지 않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된 수입차 중 디젤차가 16.7%를 점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16.4%)보다 점유율이 소폭 올랐다.

지난달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6058대로 전달보다 1.5% 줄었다. 하지만 디젤차가 주력인 폴크스바겐과 푸조는 오히려 5% 이상 판매가 늘었다. 박동훈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은 “고유가 시대에도 연비가 뛰어난 디젤엔진은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이 회사의 지난달 디젤 모델 국내 판매는 281대로 전달(270대)보다 오히려 늘었다.

국내차는 경유 값 급등의 영향을 심하게 받았다. 대부분 디젤차인 국내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는 지난달에 전월 대비 20.8% 급감했다. 이는 수입차 업계가 다양한 디젤 모델을 들여오며 마케팅을 강화한 때문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소형 C클래스부터 최고급 S클래스까지 여러 디젤 모델을 갖추면서 휘발유차에서 디젤차로 갈아타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BMW와 폴크스바겐도 하반기에 디젤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경쟁으로 차 값을 내리면서 디젤 승용차 모델 가격이 휘발유 모델과 비슷해진 것도 한 가지 이유로 꼽힌다. 폴크스바겐 파사트 2.0스포츠의 경우 경유와 휘발유 모델의 가격이 같다. 볼보 S60은 오히려 같은 배기량의 디젤 모델이 100만원 싸다. 반면 국내차는 디젤차 값이 200만원 정도 비싸다. 게다가 부유한 고급 수입차 고객은 경유 값이 많이 올라도 둔감한 편이다.

수입차협회의 윤대성 전무는 “정부가 2005년 이전까지 디젤 세단 판매를 억제하는 정책을 펴 국내 완성차 업계는 디젤 세단 모델이 유럽차보다 훨씬 빈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덩치 큰 SUV가 아닌 디젤 세단은 판매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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