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심상찮은 물가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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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비자금 파문에 이은 5.18특별법 제정 발표 등으로 정국과 사회가 불안한 틈을 이용해 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값이 가장 안정되는 수확기에 쌀값이 급등하는 등 이상(異常)현상을 보이는가 하면 이발료.목욕료 등이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특히 쌀값 인상은 설렁탕 등 대중 음식값의 인상을 가져와 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여기에다 달동네 서민들의 연탄값이 크게 올라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버스.지하철요금의 공식인상에 이은 이같은 대중 서비스요금 인상은 연말 내지 내년 물가를 불안스럽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이를테면 경기 하강기에 물가상승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우려되는 것이다.내년 경기는 정국불안 등으로 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여기에 물가불안을 예고하는 잠복 요인이 많다.우선 자본자유화의 확대로 외국돈이 많이 들어와 통화에 상당한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외국자본 유입의 영향이 더욱 커 물가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그리고 올 하반기에 집중된 재정지출의 확대와 내년 봄으로 예정된 일부 공공요금 인상에 이어 내년 4월의 총선 등으로 인플레 압력은 더욱 거세어질게 뻔하다.이런 불안요인이 확산될 경우 기업들은 코스트 압력으로 경영상 상당한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이런 불안한 요인들을 제거하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국 및 사회불안을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심리적 위축이 사회 전반에 확산된 현재의 상황으론 경기의 연착륙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에 불안감을 주는 조치를 삼가고 적정한 재정정책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제거토록 해야 할 것이다.내년은 총선 등으로 경제의 주변 여건이 여러모로 불안한 해다.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중심을 잡고 물가안정 등 경제안정화정책에 심혈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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